송추계곡 이주단지 ‘거미줄 전선’ 흉물

한전, 전봇대 설치 공사 원성 인근 주민 “동의 없이 멋대로” 계곡 제모습찾기 퇴색 지적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가 송추계곡 제 모습찾기 일환으로 조성 중인 이주단지에 전기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한전 측이 주민 동의없이 전봇대를 신설하자 주민들이 이설을 요구하며 반발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5일 도봉사무소에 따르면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송추계곡의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해 계곡 주변 음식점과 주택 53가구 143동을 철거하고 새로 조성한 이주단지에 수용하는 송추계곡 제 모습찾기 정비사업을 오는 20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도봉사무소는 이주단지 내 전기 공급은 모두 지중화 하기로 하고 한전 측에 전기공급 공사를 요청했다.

이에 한전 측은 이주단지까지의 전기 공급은 기존 전봇대를 이용해 공급하기로 하고 지난달 중순 전봇대 설치공사를 벌였다.

그러나 한전 측이 이주단지 인근의 A씨 농장과 주택 인근에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전봇대와 5개의 전기선을 추가 설치하자 농장주가 이전을 요구하며 반발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또한 한전 측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검토했지만 이곳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어 위치를 선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이 곳에는 송추계곡 상가들에 공급하는 40여개 전깃줄과 통신선이 거미줄처럼 어지럽게 설치돼 있는 상태다.

A씨는 “한달 전 쾌적한 북한산국립공원의 자랑거리로 만들기 위해 새로 집을 건축했는데 전선으로 뒤덮이게 됐다”며 “한전 측이 복잡한 전깃줄을 정리하기는 커녕 등산객 이동로에 전깃줄을 날리는 등 자연 복원에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 경기북부지역본부 관계자는 “이주단지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기설 전주에서 전기를 끌어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봇대 신설이 불가피하다”며 “주민불편 등 민원을 최소화 하기 위해 국립공원 측과 설치장소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leech04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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