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시며
아침을 여셨다.
올망졸망 감자같은 자식들에, 허기진
살림살이에 쉼없이 살아온 나날들.
사과꽃 속살같이 고운 얼굴은 어디가고
당신이 걸어오신 인생의 갈바람에 깊어진 주름들.
팔남매만 바라보고 살아온 팔십평생
어머니를 잃어야 얻어지는 고된 삶.
자식들에게 모든 걸 쏟아내고 남은 건
말 안 듣는 몸둥아리뿐,
평생 자식을 위해 한파를 온몸으로
막아내신 까닭일까
한여름에도 빨간 내복을 입고 두꺼운
담요를 덮어야 잠을 청할 수 있는 어머니
달빛에 젖은 하얀 박꽃같은 어머니가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본다.
휘어진 소나무처럼 불거진 손가락에
무쇠같은 손을 본다.
이제는 고장난 시계같은 어머니
온몸으로 어머니가 견뎌냈을 세월이 느껴져
마음이 뜨거워진다.
안수경
<제9회 화성시 여성< p>제9회>
예능경진대회 백일장
시부문 최우수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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