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참여형 무용극 ‘시지푸스 코드’ 내달3일 안양 공연
신의 미움을 받아 끝없이 산 꼭대기로 무거운 돌을 굴리는 영겁의 형벌을 받은 시지푸스. 실제로 많은 철학자가 그의 돌 굴리는 행위를 인간의 삶에 비유했다.
하지만 안무가 이은미는 좀 다른 관점에서 시지푸스, 그리고 현대인의 일상을 바라봤다. 이은미는 철학전공, 은행원, 공연 기획자 등을 거쳐 무용계에 입문했다. 2006년 처녀작 코믹무용극 ‘로또펠리스’를 선보였고, 주요 작품으로는 ‘바람의 목적’과 ‘작은 연못’이 있다.
그는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가 돌 굴리기를 반복하는 시지푸스의 힘, 지치면서도 하루를 살아내는 현대인의 힘을 주목했다. 그 결과물이 최근 초연한 댄스그룹 코마의 ‘시지프스 코드’다.
이 작품은 오는 8월3일 오후4시 안양아트센터 수리홀에서 과천 초연에 이어 두 번째로 공연된다.
극은 무대 밖에서 관객 참여로 시작한다. 관객은 자신의 간단한 정보를 적은 스티커를 ‘시지프스의 돌’에 직접 붙이고, 시지프스를 연기하는 출연진은 관객에게 직접 돌을 굴리며 움직이게 한다. 이는 독특한 관객 입장이자 공연의 시작이다.
관객과 시지프스가 함께 돌을 굴려 산의 의미하는 공연장으로 올라간다. 돌 굴리기 형벌에서 도망친 시지프스는 자동차공장에 도달하고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반복 작업을 하는 노동자가 된다. 숙명처럼.
관객은 시지프스와 함께 움직이며 발을 구르고, 구음을 맞추고, 노래를 부르고, 돌을 깨는 퍼포먼스 등에 참여하면서 작품을 완성한다.
안무가는 관객 참여형 무용극을 통해 시지프스의 행위가 신의 형벌에서 벗어나 그 반복을 지탱할 수 있는 또 다른 힘이 있다는 주장을 설명한다. 반복적인 인간의 삶에도 그 힘이 존재하며, 그것이 충분히 창의적이고 즐거운 에너지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철학적 메시지를 관객 스스로 몸을 움직이며 깨닫게 하는 색다른 무용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료 일반/1만5천원, 학생/5천원. 예매(031)687-0500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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