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치권의 언어 순화가 그립다

사람은 왜 만물의 영장인가? 언어가 있고 이성(理性)이 있고 인격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조심성 있는 대화로 인간답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배가 고픈 것은 참아도 남이 잘 되는 것을 배 아파 하는 것은 못 참는다’고 하는 말이 있다.

또 귀태(鬼胎)란 본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악의( 惡意)”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이런 저속한 막말, 독설을 서슴치 않는 이는 이미 상대에 대한 열등감 적개심 시기 질투심이 도사리고 있었다고 보게 되는 것이다.

해인해기(害人害己)라 남을 해치는 것은 결국 자기를 해치는 것임을 모르는 경거망동한 표현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요즘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막말은 “귀태(鬼胎) 발언으로부터 박씨 집안 ,당신, 박뀐애는 방빼 박뀐애들 깜빵으로 ” 운운은 인격자의 도를 넘은 망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 때도 “그년 서슬이 퍼레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등 보통 사람들이 싸울 때도 그런 욕은 안한다. 심지어 국민을 대표하는 고위직 지도자급에서 이런 저주의 말을 하다니 다른 나라 보기가 부끄럽다. 아무리 분하고 샘이 난들 이런 말을 하는 정치인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그 성난 표정을 보고 국민들은 그를 훌륭한 정치인으로 보는 게 아니고 불신하게 된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가짐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그리고 아무리 감정이 안 좋은 일본이지만 그 나라 총리까지 귀태라는 말로 공격했으니 이것도 국가의 체면을 깎는 일이다.

개도 짖는 소리를 낸다. 그러나 대화와 사고력을 촉발시키는 언어 기능은 없다. 언어에는 표정과 인격이 담겨 있다. 말하는 것을 보고 그이의 사람 됨됨이와 심성 자질을 읽을 수 있다.

불량배, 폭력배, 선동자, 사기꾼은 폭력적 말 감언이설 증오의 말을 하지만 지도자는 책임 있는 거룩한 말을 한다.

영국의 오스틴(J .L. Austin)은 “말은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일종의 행동이다. 거친 말은 다른 사람에게 주먹을 날리는 행위” 라고 언어폭력의 위험성을 일깨워 줬다.

정영 인격자라면 칼 보다 무서운 입과 혀를 잘 사용해 자기의 지위를 지켜야 한다.

또 귀태(鬼胎) 란 - 직역하면 사람이 귀신을 잉태하였다는 뜻이다. 또 이는 태어나지 않았어야할 사람으로 전 현직 부녀(父女) 박 대통령을 모욕하는 발언이다.

이 소리를 들은 국민들도 어안이 벙벙해 혀를 찼는데 본인이야 얼마나 상처를 받았겠는가? 가히 짐작이 간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 국민행복의 시대를 위해 힘쓰는 대통령을 돕는 것도 국민이 할 일이다.

적어도 국회의원이라면 무조건 샘이 나서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비열한 말은 삼가 했어야 한다.

중국 청화대학교 연설에서 인용한 담박명지 영정치원(澹泊明志 寧靜 致遠)처럼 박 대통령은 담박한 마음가짐을 생활신조로 삼았기에 막말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았어도 그는 “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 잘못된 말로 국민대통합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대표자의 말은 국격이다.” 라는 식으로 점잖게 논박했다.

이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 의인(義人)은 대답할 말을 깊이 생각하는 법이란 평범한 사회 규범을 적용하며 평소 품고 있는 담박澹泊)한 마음가짐을 실천한 대통령으로서의 격조 높은 표현인 듯하다.

“무릇 더러운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해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 는 성경의 말씀이 있다.

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외국에서는 국가 원수에 대한 무차별한 욕설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어느 대학교수는 TV 논평에서 박정희 대통령이야말로 비록 구테타로 정권을 잡았지만 그 시대에 튼튼한 대공 태세와 경제성장을 일으킨 꼭 태어났어야할 인물이라고 말하면서 귀태를 말한 분이야말로 박사라지만 입에 귀신을 달고 다니는 분 같다고 했다.

여야(與野) 간 대결 구도에서는 서로 견제하고 논쟁은 있어야 하나 순화 된 말로 정정당당하게 정책 대결로 가는 정치 풍토가 아쉽다. 이제 말조심의 언어교육 윤리 인성교육은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잘 실천해 국격(國格)을 높이는 언어순화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오범세 前 인천청천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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