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죽일놈의 경전철!” 울분 토하는 버스

경전철에 치이고 밀린… 버스회사의 ‘눈물’

용인ㆍ의정부 경전철과 노선 겹치는 경남여객 등

하루 승객 최대 1만명 이상 줄어 ‘달릴수록 적자’

노선 폐쇄ㆍ감차도 못하고 ‘진퇴양난’ 하소연

용인과 의정부 등 경기지역 경전철 노선이 기존 버스 노선과 겹치면서 해당 지역 버스업체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하루 1만명 이상 승객이 줄어들어 사업성이 떨어졌지만 주민 불편에 노선을 조정할 수도, 폐쇄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12일 용인과 의정부 등지를 운행하는 버스업체들에 따르면 경전철이 운행을 시작한 뒤 하루 평균 승객수가 2천500~1만명 가량 줄어 들었다.

한 달 기준 매출이 7천500만~3억원 가량 줄어들면서 가뜩이나 살림살이가 팍팍한 버스업체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용인경전철과 기흥역~에버랜드 구간(66-4번) 등이 겹치는 경남여객은 주말이면 하루 승객이 1만명 이상 줄어 들면서 하루 매출이 1천만원 가량 하락했다.

특히 신분당선을 타고 기흥역에서 에버랜드로 향하던 젊은 승객들이 경전철을 이용하면서 타격이 크다.

10번과 10-5번, 66번 등도 용인경전철과 노선이 겹치고 있어 상황은 마찬가지다.

 

더욱이 내년부터 경전철에도 환승할인이 적용되면 승객이 더 빠져나갈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버스업체들은 상황이 악화되자 불필요한 노선을 제외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나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 민원이 많아 일부 노선은 차량을 줄였다가 다시 복구했다.

경남여객 관계자는 “경전철과 겹치는 노선을 빼거나 감차하는 방법도 강구했지만 주민 민원이 많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경전철 적자폭이 커 ‘나 힘들다’고 용인시에 말도 못꺼내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의정부 경전철과 송산동~경기도 북부청사~금호지구~의정부역~회령역 구간이 겹치는 KD운송그룹은 하루 250만원 이상 매출이 떨어진 상태다.

10번과 2번, 3번, 23번 등 경전철과 겹치는 버스가 40여대에 이르지만 노선을 변경할 수도 없어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더욱이 용인시와 의정부시가 경전철 노선을 정하면서 지역 내 버스업체들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터라 이제와 하소연할 곳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해당지역 지자체 관계자는 “경전철 적자가 워낙 큰 상황이라 버스업체의 경영난을 검토할 여력은 없다”면서도 “버스업체들과 협의를 통해 경전철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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