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연해주에서 경기도 의료의 의미

한반도와 연결된 유일한 땅인 프리모스키주(연해주)는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유럽을 연결하는 관문이며, 그 옛날 발해의 땅이기도 하고 과거 독립운동의 중요한 근거지가 되어준 고마운 땅이다.

8월말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경기도 대표단은 공항에서 2시간이나 떨어진 연해주 우스리스크 고려인분들을 먼저 찾아뵈었다.

우스리스크 고려인들은 소련 붕괴이후 중앙아시아 민족차별정책을 피해 재 이주해 온 고려인들로서 제대로 된 의료보장혜택을 받지 못한 채 의료소외를 겪고 있다. 이들 어르신 대상으로 진료상담도 하고, 돋보기도 드리고, 건강강좌도 했다. 고려인 문화센터내 외래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는 고려인의사협회장과는 고려인 의사들의 경기도병원에서의 연수를 약속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무상의료를 제공하고 있으나 의료 환경이 낙후돼 최근 연간 6만 명의 환자가 국경을 넘어 치료를 목적으로 출국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극동아시아 지역은 우리나라로의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나 최근 의료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며, 한국을 찾는 의료환자 대부분이 이 지역 출신이다.

작년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톡시에서 APEC 정상회담을 치렀으며, 루스키섬에 기존 4개 대학을 통합해 극동아시아 최대의 대학을 목표로 극동연방대를 설립했으며, 해외선진 병원시스템을 도입하는 연방병원이 개원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와 연해주 정부와의 우호협력협정 체결은 무역, 경제, 문화, 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고, 이를 발판으로 유럽과 태평양을 진출하는 미래지향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의료분야는 민간외교차원에서 세계적 수준의 의료기술과 인프라를 갖춘 경기도 병원들이 이미 의료인 연수, 학술대회 등을 통해 극동러시아의 의료환경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었으며, 이번에 개소한 GMBC(경기도 메디컬 비즈니스 센터)는 양 지역간 보건의료발전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병원을 찾는 러시아인은 해마다 크게 증가해 매년 2천여명이 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환자 유치가 최종의 목표는 아니다.

과거 우리나라는 미국 국제협력본부(USAID)의 “미네소타 프로젝트”라는 원조 프로그램에 의해 1955년부터 7년간 226명의 의료인 초청 연수와 59명의 전문가 파견으로 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의료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50여년이 지난 현재, 한국은 의료 연수 지원을 받는 입장에서 주는 입장으로 전환됐다. 이는 의료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IT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등 의료 선진국으로서의 역량을 갖추게 된 덕분이다. 경기도는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연해주 뿐만 아니라 의료시스템이 낙후된 국가를 대상으로 우수한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경기도의 ‘Global Healthcare Academy(해외의료인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한국의 검진병원시스템을 그대로 옮겨 놓은 병원플랜트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그간 연수생만 200여명이 넘었고 진행중인 병원플랜트만도 10여건이나 된다.

경기도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의술을 통한 기적과 인류애를 실천하고 있다.

매년 경기도 의료봉사단과 7여개 병원의 해외의료봉사와 무료수술을 지원해 주고 있으며, 올해는 가나 공화국에 4개동 규모의 메디컬 센터도 건립했다. 따뜻한 가슴으로 시작한 의료서비스의 해외진출은 경기도 미래성장동력산업의 성장을 가속시킬 뿐만 아니라 상대국의 보건의료발전에도 기여하며, 결국에는 세계인의 건강평등권을 보장시켜 주는 데 최종 목표가 있는 것이다. 경기도 대표단이 연해주를 방문한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박춘배 경기도보건복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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