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물에 빠진 ‘水鐘寺’

늦가을 물위로 날아오른 ‘水鐘寺’

그림자가 곱다.

물속에 빠진 종소리를 건지려다,

내가 빠졌다.

물버둥치다 말고 하늘오르니,

하, 우습다.

‘스님,

허공에도 감옥 있어예.’

‘복짓는 소리 하들랑 마라.’

‘스님,

스스로를 가두면 그게 감옥이라예.’

‘감옥바깥도 감옥인 게야.’

‘아, 그렇구나.’

나를 건지려다

‘水鐘寺’ 종소릴 놓아버렸다.

단청이 단풍으로 떠있었다.

 

송세희

부산 출생.

<자유문학> 으로 등단.

시집 <가을 진달래> < 시는 말

라꼬 쓰노>

제31회 한국 현대시인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사무국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이사.

<시와 전각> < 맑은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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