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신 선생 유적지’ 문화재 지정 시급”

향토사학계, ‘청강 선생의 문학적 업적’ 재평가 여론

양평군 서종면 수입리에 조선시대 청백리이자 한문문학(漢文文學)의 전성기를 연 청강(淸江) 이제신(李濟臣) 선생(1536~1583)의 유적지가 있지만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채 외면받고 있어 문화재 지정과 함께 청강 선생의 문학적인 업적을 제대로 조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7일 청강 선생의 종중인 전의(全義) 이씨 종친회와 양평군, 향토사학계 등에 따르면 청강 선생은 ‘청강소설(淸江小說)’ 등 숱한 한문 문학작품들을 남겼으며 청강 선생의 작품들은 중국(당시 명나라)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관련 문헌들은 전하고 있다.

이에 종중 측은 자체 사업비로 청강 선생 흉상과 일대기, 청강집, 청강 선생이 하사받은 교지, 서간문, 인장, 복식 등을 갖춘 기념관을 지난해 6월 준공했고, 제실도 지난 1989년 인근 가평군 청평면에서 현재의 위치로 옮긴 뒤 역시 자체 예산을 들여 지난 2001년 건립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종중을 주축으로 향토사학계에선 청강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청강 선생의 문학세계를 전공한 박수천 동아대 교수는 논문을 통해 “청강 선생의 작품들은 조선 중기 다양한 장르에 걸쳐 창작돼 서양의 르네상스에 해당되는 ‘목능성세(穆陵盛世)’ 시대를 열었다”며 “청강 선생의 작품들은 동시대 율곡 이이 선생이나 송강 정철 선생, 사류재 이정암 선생에 비견될 정도로 탁월해 중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향토사학자인 이복재 양동조합장은 “‘청강소설’ 같은 작품은 중국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국내 학계에선 청강 선생 작품들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종중의 이준호 총무는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문화재청과 양평군 등에 문화재 지정을 건의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향토사학계와 공동으로 문화재 지정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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