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푸드뱅크 ‘(사)여럿이 함께’ 윤상형 이사장
“돈과 물질로만 나눌 수 있다고요? 나눔을 위한 마음만 있으면 된답니다.”
최근 생산과 판매, 소비 과정에서 발생한 여분의 음식을 우리 곁의 이웃에게 전달하는 푸드뱅크가 주목받고 있다.
전국 360여 개소의 푸드뱅크에서는 식품 기탁자와 이용자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하지만, 용인의 푸드뱅크에는 조금 특별한 비밀이 있다. 단순히 여분의 음식을 이웃에게 전달하는 것에서 탈피해 어린아이에서부터 학생, 어른에 이르기까지 우리 이웃에게 전달할 사랑이 듬뿍 담긴 빵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용인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사)여럿이 함께의 작은 사무실에는 오늘도 구수한 빵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평소 어린이를 위한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윤상형 이사장(56)은 지난 2003년 아동복지를 위한 사회적 기업 준비를 시작으로 2006년 용인 푸드뱅크 사업을 맡아 꾸려나가게 됐다. 당시 15곳의 기탁업체를 발굴해낸 용인 푸드뱅크의 수혜인원은 고작 21명. 매년 기탁업체를 발굴해 나가던 윤 이사장은 지난 2008년 제과제빵 허가를 취득해 사무실에 제과제빵 시설을 들여놓게 된다.
단순히 전달받은 음식을 이웃에게 전달해 주는 것에만 그쳐서는 진정한 나눔이 될 수 없다는 게 윤 이사장의 뚜렷한 소신이었다. 당시 간식으로는 빵 만한 것이 없었다고 생각한 윤 이사장은 사랑의 빵을 이웃 간 소통의 도구로 삼았다.
윤 이사장은 이를 ‘나눔품앗이학교’로 이름 짓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유아에서부터 학생, 기업인들까지 나눔빵 만들기에 동참하면서 현재는 매월 600~800여명이 윤 이사장의 푸드뱅크를 찾고 또 이렇게 만들어진 나눔빵은 이웃들에게 소중히 전달되고 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용인 푸드뱅크는 지난해 신갈 지역에 ‘나눔 품앗이 가게’를 오픈, 개인이나 단체가 후원한 물품을 전시해 놓고 이를 필요한 사람이 가게에 와서 직접 구입하는 방식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김치와 같은 밑반찬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이웃을 위해 더욱 봉사하고 싶다는 윤 이사장.
그는 “함께 모여 즐겁게 나눌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권혁준기자 kh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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