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끄라옴은 시엠립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에 속한다. 마을 부근에 동남아에서 가장 큰 톤레샵 호수가 있어 3분의 1 가량의 주민이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3분의 1 가량은 막노동이나 농업으로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 나머지 3분의 1은 무직자라고 한다. 이들의 가구당 평균소득은 월 150달러(우리 돈으로 약 16만원 상당)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심지어는 월 평균소득이 30달러(3만원 상당) 밖에 되지 않아 하루 1달러 정도로 살아가는 가구도 많다고 한다. 대부분의 집들도 3~4평 정도 크기의 원두막인 가난한 마을이다.
이 마을이 수원마을로 불린 것은 6년 전부터이다. 2004년에 수원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프놈끄라옴 마을이 수원마을로 선정된 건 2007년 6월이다. 그 뒤 수원시와 수원 시민, 기업은행 등이 힘을 모아 교실 10칸을 갖춘 수원 초·중학교를 세웠다. 마을길을 닦고 다리를 고쳐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 주었다.
그리고 수원시와 로터스월드, ‘행복캄’이 힘을 합쳐 이번에 공동작업장을 세운 것이다. 로터스월드는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아시아 지역의 빈곤 퇴치사업을 벌이는 불교계 국제개발 NGO이다. 로터스월드 이사장 성관 스님은 수원사의 주지이다.
‘행복캄’은 캄보디아를 돕고자 하는 시민들의 참여와 기부로 운영되는 국제자원봉사단체로 홍순목 회장은 수원 시민이다. 수원마을에 대해 수원시는 무조건적 일방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 수원시의 자체사업예산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금모금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민관협력방식이다. 공동작업장 운영도 협동조합방식이다.
마이크로 크레딧(소액대출)을 통해서 초기자금을 지원하고, 이익이 나오면 대출금을 회수하고 순이익을 배분하게 된다. 생산품목도 수원마을운영위원회가 결정한다. 이런 방식은 프놈끄라옴 주민들의 의식을 바꿔가고 있다는 평가이다. 실제로 집들이 예전보다 깨끗해지고, 주민들의 근로의욕도 높아졌다고 한다.
318㎡ 크기의 공동작업장은 가난한 수원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와 가난 극복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30여 명의 여성이 수공예품을 만들게 되고 이들을 위한 탁아소를 설치할 계획이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지위향상이 기대된다. 준공식에서는 글을 전혀 읽고 쓸줄 모르던 여성이 수원마을이 생긴 뒤 글을 배워 직접 자기 손으로 편지를 쓰고, 그 편지를 마을 주민 앞에서 읽고 난 뒤 염태영 시장에게 전달해 많은 감동을 자아냈다.
또한 이날 준공식에는 수원의 민간단체들이 참가해 다양한 행사를 벌였다. 한국조리사회 경기도지회는 1천 500인분의 잡채를 만들어 프놈끄라옴 주민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다. 수원시의 의료봉사단도 눈부신 활약을 했다.
보건소와 보건정책담당관, 수원시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치과의사회 등 12명의 의료봉사단은 며칠 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주민들을 치료하였다. 수원시 안경사회에서는 시력이 나쁜 주민들에게 안경을 제공하기로 했다. 학생들에게는 학용품을 전달했다. 먼 나라에 있는 수원 마을에서 날라든 흐뭇한 소식이다.
손혁재 수원시정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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