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송도국제도시 단상

아는 분들이 요즈음 인천이 많이 발전하였다고 한다. 정주성이 크게 떨어지는 도시로 알려진 인천에 오랫동안 살아온 나에게는 생소한 말이지만 기분은 좋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니 제3경인 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송도국제도시를 구경해보면 마치 외국에 온 것같이 느껴진단다. 인천의 일부분만을 보고 느낀 말에 약간 씁쓰름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인의 말처럼 지금의 인천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도시들 중의 하나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송도국제도시의 출퇴근길 교통량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고, 멀리서 보이는 야경은 그야말로 서구의 어느 유명 도시의 야경에 뒤지지 않을 만큼 휘황찬란하다. 이제는 인천 송도가 국제도시, 환경도시, 첨단도시 등의 미사여구로 치장되는 것이 실속 없는 허명으로 보이지 않는다.

송도국제도시의 성공적인 개발은 오랜 시간 국가의 지역발전 지원정책에서 소외되어 왔고, 수도권 경쟁에서 밀려나 낙후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인천에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송도국제도시 추진은 오래 전부터 논의 되어 왔었지만 최기선 전임 시장 때 와서야 비로소 송도매립 계획을 정부로부터 승인 받아 매립이 시작 되었고, 안상수 전임 시장은 송도신도시 개발계획을 구체화하였으며, 송영길 현 시장이 완성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그리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매립은 갯벌을 위시한 인천연안의 해양환경 파괴를 초래한다’, ‘무모한 계획으로 인천시민의 형세를 낭비한다’, ‘송도는 너무 외진 위치에 있어 이전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다 망한다’ 등의 극렬한 반대가 있었고, 각종 선거와 지역의 현안 논의에 있어서 상대편에게 좋은 정쟁거리로 줄곧 활용되어 왔다.

어쨌든 송도국제도시 개발계획은 내부적으로 많은 우여곡절과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선전하여 국제도시로서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많은 기관이 송도에 근거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강경했던 반대의 목소리도 언제 반대했었느냐는 듯 사라져 버려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그럼에도 송도개발계획이 추진되던 과정을 되돌아보면 일말의 아쉬운 생각이 든다. 너무나 확신에 찬 찬성과 극단적인 반대의 주장으로 지역 주민 간에 갈등이 있었고, 눈에 띄는 성과를 조급히 보여주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들은 막대한 부채를 남겼다.

한편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했던 송도매립을 위해 막대한 인천시민의 혈세가 투자 되었지만, 이 예산은 구도심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쓰여야 했던 예산이었다. 이러한 불균형적인 예산활용과 송도에 건설되는 수많은 아파트들은 인천지역 구도심의 공동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또한 송도 갯벌의 매립이 인천의 연안환경에 끼쳤을 적지 않은 영향도 간과하기 어렵다.

송도국제도시 개발과정을 되돌아보면, 대부분의 세상일이 그렇듯이 너무나 많은 경우의 수가 포함되어 있어서,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는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송도국제도시가 전반적으로 성공하고 있다고 해서 그동안 불거져왔던 문제점들이 전부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송도국제도시의 효율적인 개발과 개발에 따라 발생하는 환경문제의 개선, 전반적인 지역균형 발전과 인천시민의 삶의 질 향상 등과 같은 문제들은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사항이며, 지속적인 관심과 문제해결 노력을 통하여 우려의 목소리를 포용하는 합리적인 개발정책이 수립되어 추진되어야할 것이다.

송도개발의 목표는 송도국제도시를 국제적으로 개방된 도시로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송도국제도시 개발을 통해 얻어지는 유무형의 수익은 인천지역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인천지역 전체 주민의 삶이 보다 향상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기를 비란다.

권명회 인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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