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출마자ㆍ광우병 파동까지 RO 개입”

이석기 6차 공판 “RO가 민노당 선거 출마자 결정”
내란음모 제보자 첫 출석 최근까지 사상학습 받아 FTA 집회 등 조직적 참석

RO조직이 민주노동당의 총선 및 지방선거 출마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조직원을 후보로 지정, 출마시키는 등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조직원들이 광우병 파동, FTA 문제 등 각종 현안과 관련된 집회에 조직적으로 참석하는 한편, 전·현직 시의원이 조직원 간 모임을 통해 사상학습을 꾸준히 받아왔다는 증언이 나와 파문이 예고된다.

21일 수원지법 형사12부(김정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음모 사건 6차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이번 사건의 제보자 L씨는 RO의 조직체계 및 운영방식, 지침 등에 대해 증언했다.

L씨는 고등학생이던 1980년대부터 이념서적을 읽으며 주체사상에 대해 공부해 왔으며 이후 수원사랑민주청년회 등 수원지역을 중심으로 한 운동권 단체에서 활동해오다 2003년 말 RO의 정식 조직원으로 가입했다.

조직원이 된 뒤에는 피고인 한동근, 홍순석, 이상호 등과 함께 세포모임을 갖고 최근까지 사상학습을 받아왔다고 증언했다.

L씨는 “RO조직은 조직대상 영입 시 조직원 2명 이상의 추천과 승인을 거쳐야 하고 자기소개서와 결의서를 내야 한다”며 “나는 이념사상을 오랫동안 공부해 와 그런 절차 없이 홍순석 등 3명의 추천으로 가입됐지만 보통은 학습모임을 통해 정치와 경제, 일반철학을 공부한 후 주체사상을 발언할 수 있도록 교육받는다”고 증언했다.

또 “가입당 시 수령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김일성 장군님’이라고 대답했고,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는 ‘혁명가’라고 답변한 뒤 정식 조직원이 됐다”고 덧붙였다.

선거와 관련해 L씨는 “정식 조직원의 임무와 역할은 조직의 승인 사항으로 선거나 조합원으로 나가는 것도 포함된다”며 “2004년 총선에 출마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이후 지난 2008년 민노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라는 지침을 또다시 받아 출마했지만 낙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원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출마자 결정에 대해 조직에서 내려온 지침을 세포모임에서 토론한 바 있다”며 “그때 결정한 인물 중 2명이

전·현직 수원시의원으로 이들은 다른 세포조직에 소속돼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세포모임을 통해 주기적으로 사상학습이 진행되고 각종 현안에 조직적으로 참석한다는 증언도 했다.

L씨는 “가치관과 세계관이 흔들리지 않고 혁명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세포모임에서 사상학습이 진행된다”며 “등록금 문제, FTA, 광우병 파동, 쌍용차사태 등 현안 발생 시에는 집회에 조직적으로 참석하라는 지시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L씨는 지난 2010년 5월 국가정보원에 RO 조직에 대해 최초로 제보한 뒤 3년 이상 RO 관련자와의 대화나 모임에 대한 녹취파일 등 증거를 제공해 온 인물이다. 이날 검찰 측 주신문에 이어 22일 변호인단 반대신문과 25일 국정원 수사관과의 대질신문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이명관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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