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위도를 운항하는 선박의 운임은 섬사람들의 낮은 소득을 감안해 낮은 가격에 묶여있었다. 문제는 이 가격이 운항원가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었다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선박회사가 배를 운항하면서 보게 되는 손해를 관할군청에서 보상해주지 않는 한, 회사는 어쩔 수 없이 정원을 초과한 인원을 탑승시킬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즉, 가격규제에 대한 풍선효과가 서해 페리호 침몰이라는 엉뚱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가격규제로 인한 사고떮사회적 문제 다반사
이와 같은 가격규제의 풍선효과는 사실상 우리 주변에 아주 많이 존재한다. 문제는 우리가 이와 같은 현상을 접할 때, 그 근본원인인 가격규제에 대한 문제제기를 망각하고, 피상적인 결과에 매달려 성토를 벌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중 하나가 밀양 송전탑건설을 두고 벌어지는 정부와 주민간의 갈등사건이다. 외면상 보기에는 송전탑이 지나가는 마을주민들이 보상금을 놓고 벌이는 단체행동에 외부시민단체들이 합류하면서 그 파장을 의도적으로 증폭시키는 것으로 보이는 사건이다. 물론 맞는 얘기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그 이면에는 전기요금에 대한 가격규제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의 전기요금 체계를 가지고 있다. 산업용은 말할 필요도 없고, 특히 가정용 전기요금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기형적인 낮은 전기요금은 과도한 전기사용을 부르게 되고, 정부는 이러한 전기사용량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발전소를 짓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원자력발전의 경우 최근 방사능이 문제가 되고 있는 관계로 대부분 화력발전을 할 수밖에 없는데, 화력발전은 배로 수입해오는 석탄을 하적하기에 편한 해안변에 지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발전소가 전력을 필요로 하는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해안에 지어지는 관계로 이를 송전해오는 송전시설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앞으로 계속 늘어날 송전시설들은 결국은 누군가의 머리위를 지나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즉, 전력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한 제2, 제3의 밀양 송전탑 사태는 예약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전력수요 억제ㆍ요금 현실화 병행돼야 갈등 해소
결론적으로, 사회적 갈등을 부르는 송전탑 건설및 원전건설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전력수요자체를 억제시키는 전력요금의 현실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우리사회가 이르고 있는 것이다.
종합하면 전기요금에 대한 규제가 송전탑 건설반대라는 전혀 외관상 관계가 없어 보이는 풍선효과로 나타난 셈이고, 또한 일부 주민들의 과도한 보상을 바라는 단체행동이, 종국적으로는 사회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력요금 상승이라는 결과로 나타나는 형국이다. 이래서 사회는 복잡하고, 복잡한 세상을 우리들은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가면서 살고 있다.
하태형 원대 금융공학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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