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발 검은 재앙, 올 겨울 건강하게 보내려면

중국발(發) ‘검은 재앙’이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다. 봄에는 황사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날이 추워지니 황사보다 더 심한 중국발 ‘스모그’ 때문에 외출하기가 겁이 날 지경이다. 연기(smoke)와 안개(fog)의 합성어인 스모그(smog)는 온종일 도시에 머무르며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중국은 노후 차량, 석탄 사용(에너지의 70%) 등으로 북경의 경우 올해 1월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최고 993㎍/㎥을 기록했고 3월과 10월에도 극심한 스모그 발생으로 고속도로 폐쇄, 휴교 조치 등이 내려졌다.

기상 상황이 서ㆍ북서풍 계열일 경우 국내(백령도) 미세먼지(PM10)는 평균 44.5% 증가했고 올해 사례분석 결과에 의하면 북경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320㎍/㎥ 이상일 경우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일일기준(100㎍/㎥)을 초과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한 사람도 장시간 실외활동 자제

특히, IPCC(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의 중국 미래기후전망 시나리오에 의하면 중국의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은 2022년까지 증가, 최악의 경우 2050년까지 악화되는 것으로 전망되는 실정이다.

연료사용이 증가하는 겨울철에 중국발 스모그 및 황사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북경 등 중국의 주요 도시에선 아직도 난방 연료 대부분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어 겨울철이 시작된 만큼 앞으로 스모그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중국에서는 올해 52년 만에 스모그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수도권의 맑은 공기 효과가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만 해도 2007년 미세먼지 연평균 오염도가 ㎥당 61㎍이었지만 CNG 버스 보급, LPG 택시, 청정연료 사용 등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해에는 연간 환경기준(㎥당 50㎍) 이하인 41㎍까지 개선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중국 스모그에는 지름이 2.5㎛에 불과한 초미세먼지가 많이 포함돼 있어 호흡기 깊숙이 침투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지난 10월29일 중국 스모그가 왔을 때 수도권 미세먼지 가운데 초미세먼지 비율이 무려 85%였다.

납이나 비소, 아연 등 중금속 농도 역시 평상시의 1.5배 수준이었다. 초미세먼지는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혈관 속으로 침투해 심장병,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환경부는 8월 수도권 시범예보를 시작으로 11월부터는 전국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예보제를 시범 실시하고 있을뿐 아니라 내년 2월부터 본격적인 예보를 실시할 예정이며, 2015년 1월부터는 초미세먼지와 오존에 대한 예보도 실시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예보는 건강영향 등을 고려해 5단계로 구분하는데 △약간 나쁨(81∼120㎍/㎥·일) 단계는 어린이, 노약자, 호흡기 질환자 등에게 악영향이 우려되므로 장시간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하고 △나쁨(121∼200㎍/㎥·일) 이상으로 예측 될 경우 건강한 사람도 장시간 무리한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천식, 비염, 아토피 등 질환이 있거나 노약자, 임산부 등은 대기질 예보에 관심이 필요하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등산, 축구 등 오랜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어린이, 노약자, 호흡기 및 심폐질환자는 가급적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흐르는 물에 세면ㆍ코 자주 세척 좋아

학교나 유치원은 실내 체육수업으로 대체하고 실외 활동시에는 마스크, 보호안경, 모자 등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창문을 닫고 빨래는 실내에서 건조하고 세면을 자주하고 흐르는 물에 코를 자주 세척하는 것이 좋다.

현재 미세먼지 예보제는 시범운영 중이며 미세먼지 예보결과가 △약간 나쁨 이상으로 예측 될 경우 에어코리아 홈페이지(www.airkorea.or.kr) 공지사항과 기상청을 통해 발표하고 있다. 예보제가 본격 시행되는 내년 2월부터는 에어코리아 홈페이지, 기상청 방재기상정보시스템을 비롯해 스마트폰, 전광판 등 보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제공될 계획이다.

송형근 수도권대기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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