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0년 전, 우리 민족의 뼈아픈 역사인 625 전쟁의 끝을 알리는 정전 협정이 체결되었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7월부터 국제연합군과 공산군이 2년 동안 줄다리기 협상을 벌였고 그 결과로 1953년 7월 27일 국제연합군 총사령관 마크 클라크와 북한군 최고사령관 김일성,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 펑더화이가 정전협정에 서명을 한 것이 바로 정전협정이며, 협정의 전문에는 “한국에서의 일체 무력 행위의 완전 정지와 정전을 확립할 목적으로 상호 간 합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숨은 참전 영웅들의 희생 기억하며
치열한 격전의 시간에서 6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날에 대해, 그리고 그 날의 영웅들에 대해 얼마만큼이나 기억하고 있는가.
우리나라는 전쟁이 발발한 6월 25일만을 국가기념일로 정하고 있어서인지 휴전이 결정된 정전협정일은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을 비롯한 UN참전국들은 매년 이날을 기념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지난 2009년 정전협정일에 조기를 게양토록 하는 내용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감사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비해 당사국인 우리나라 국민들이 정전협정일의 의미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은 나라를 위해 목숨조차 아끼지 않았던 숨은 참전영웅들을 생각할 때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정부는 1975년부터 해마다 6·25전쟁에 UN군으로 참전한 미국, 필리핀, 덴마크 등 참전용사를 초청하여 다양한 기념행사를 가져왔다. 작년에 UN참전용사와 가족들이 방한하여 가평전투 기념식 등에 참석한 것에 이어 올해는 미국 프랑스의 UN참전용사들이 만찬행사에 참석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공감하는 자리로 까지 확대한 것을 보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보훈처 직원으로서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정전60주년을 계기로 국내 6·25 참전유공자의 명예 선양과 위국헌신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6·25참전 생존자 18만 명에게 호국영웅기장 수여식을 거행했고, 이는 대한민국을 수호한 6·25 참전유공자의 공적을 기리고 이 땅에 평화를 유지해 온 정전협정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한반도에 총성이 끝났다고 생각하는가? 정전협정이 아닌 평화협정,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평화통일의 그 날까지 가깝고도 먼 전쟁의 종착역을 향해 우리는 계속해서 달려야한다.
이것은 한국군 사상자 98만명, 민간인 사상자 40만명, UN군 사상자 15만명에 이르는 남과 북을 초토화시킨 6·25전쟁과 전쟁에 참가했던 많은 영웅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정전협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종종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과 우월성을 홍보하기 위해 경제가 세계 10위권으로 성장하였다’,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성장하였다’는 등의 표현을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보훈국가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정전 협정의 의미 되새겨야…
국가보훈처에서는 매년 유공자들의 공헌에 보답하는 많은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행사들이 유공자들의 명예와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라며, 이를 통해 국가를 위한 희생이 고귀하다는 것을 모든 국민이 알고 이 희생에는 응당 국가가 책임진다는 사실로, 평화협정의 그 날까지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안보의식을 제고하는 일 또한 필요하겠다.
물질적 풍요 속에 국민의 보훈의식과 안보의식은 점차 엷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록 역사서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숨은 참전영웅들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며 마무리해야 할 2013년이다.
윤건용 인천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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