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맬더스가 주장한 식량위기에 대한 예측은 빗나간 것일까. 기아빈곤 퇴치기관인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현재 세계 기아 인구는 8억4천여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8명 중 1명이 만성 기아로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은 2050년이면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작물 기근으로 세계인구 20%가 굶주림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미국 국가안보위원회(NIC)의 ‘2030 미래예측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기후변화 가속화와 함께 물·식량·에너지 수요가 각각 35%, 40%,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비르지니 레송은 자신의 저서 ‘2033 미래 세계사’에서 맬더스가 언급한 인구라는 변수 외에 식량· 농업·물·에너지 분쟁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통적으로 보이지 않는 쓰나미로 불리는 식량위기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곤충과 벌레의 식용만이 기아 및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에서는 곤충요리 책을 팔고, 미국은 곤충요리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일본은 곤충초밥을 판매한다니 격세지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1972년, 1980년, 1996년의 곡물가격 폭등 그리고 최근 2008년과 2010년 세계 곡물가격 폭등과 함께 식량 자원주의에서 비롯된 곡물 수출 중단으로 수입국에서는 폭동까지 일어난 사례를 보았고, 농산물 가격이 국내 물가를 크게 끌어 올리는 애그플레이션(Agriflation) 현상도 직접 경험했다.
그러나 식량을 생산하고 우리의 생명을 유지해주는 무엇보다 중요한 농업·농업·농업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점차 줄고 있다. 또한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 유지를 위한 국민들의 세금부담 의향도 매년 줄고 있다. 반면 농촌은 초고령화로 농사지을 사람이 없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고, 각종 FTA로 인한 농업개방으로 힘든 고비를 헤쳐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먹지 않고 생존할 수는 없다. 농업이 생명산업인 이유다. 이러한 농업은 농업인만으로 지탱되는 것이 아니라 카운터파트인 도시민들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라는 생태계가 유지·발전한다. 방법은 쉽다. 우리 땅에서 생산된 신토불이 농축산물 소비로 도시민은 건강을, 농업인은 농가소득 보전을 통해 생태계가 선순환되도록 해야 한다. 세계화 시대 무슨 자국민 중심적인 생각이냐고 치부할 수 있으나 우리의 생명줄인 농업을 다른 나라의 손에 의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십여 년 전 한 어린이의 눈을 비춰진 ‘사람들이/다들 도시로/이사를 가니까/촌은 쓸쓸하다/그러면 촌은 운다/촌아 울지마’라는 시구절을 떠올리며 예전 농촌의 모습을 그려 본다. 그리고 지금은 농촌이 어떠한 모습으로 그려질지 생각해본다.
임창덕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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