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설원을 맨 처음 가다

간 밤 대설이 내린

새해 아침

따사로운 햇살이 눈물겹다.

1월의 나무들이

고개 숙여 기도하고

방금 숲을 나온 새들이

창공으로 푸르게 비상한다.

어둠은 떠났다.

미련도 흘러가고

드넓게 펼쳐진 광활한 雪原!

누가 저 눈밭을 맨 처음 걸어가 자취를 만들 것인가.

누가 그 눈밭의 맨 처음 발자국 따라 걸어갈 것인가.

누가 백마처럼 눈밭을 달려 신천지로 나갈 것인가

순백의 세상,

참 은혜롭다.

맨 처음 설원으로 가는

이른 아침,

바람이 싱그럽다.

임병호

1947년 경기 수원 출생.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

국제펜한국본부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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