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인천항만공사 낙하산 인사

김창수 인천본사 경제부장 c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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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은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 200만TEU와 연안·국제여객 200만명 돌파를 동시에 달성하는 등 개항 이후 최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 동북아 거점항만으로 발판을 다졌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올해 인천항은 인천 신항건설과 함께 신 국제여객부두·터미널 및 배후부지 건설 등 차질없는 핵심 인프라 사업을 진행한다.

인천항만공사는 송도국제도시 북단 아암물류2단지 신국제여객부두 건설공사 현장에서 시무식을 열고 인천항 3.0 사업들의 본격 추진을 통한 항만운영서비스 경쟁력 제고와 재무건전성 관리 및 경영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이날 재정건전성과 경영효율화를 올해 인천항과 공사의 운영방향으로 제시한 김춘선 IPA사장은 “과다한 부채, 과도한 복지로 요약되는 방만경영에 대한 국민 일반의 비판적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고객과 국민을 위한 서비스라는 공적 사업자 정신의 본령에 충실하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외침은 새해 벽두부터 낙하산 인사론에 휩싸여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임기가 만료되는 경영본부장과 건설본부장 2자리에 대한 공모를 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공모 마감 결과, 경영본부장에 5명, 건설본부장에 2명이 각각 접수했으며 경영본부장에는 정계, 학계, 재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건설본부장에는 해양수산부 과장급 인물 등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모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장의 비서관 출신이 거론되며 낙하산 설이 나돌자 IPA노동조합이 “항만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정치권 인사가 경영본부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불쾌함을 감출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본부장 인선을 위해 5명으로 구성된 IPA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배수로 인사권자인 IPA 사장에게 후보자를 추천하게 되고 17일까지 최종 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이나 논란의 중심이 된 인물이 확정돼 낙하산 인사가 사실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형식적인 절차로 여러 사람을 들러리로 내세운 가운데 진행된 공모절차가 잘못됐다는 데는 인천항 구성원이며 누구나 이견이 없다.

그런데 노조가 단 한 차례 성명을 낸 일 이외에 이처럼 조용한 것은 인천항만공사가 4월 경영평가 실사를 앞두고 ‘정부에 미움을 사면 좋지않다’는 인식이 조직 내에 팽배하기 때문으로 이는 경영평가가 임직원들의 성과급, 즉 돈이 결부된 만큼 불협화음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뜻이 크다.

사실상 공사 임직원들이 경영의 비효율은 물론 내부 구성원들의 사기저하를 가져오고 공모절차를 들러리로 전락시키는 문제를 외면한 체 금전적인 면을 쫓는 모럴헤저드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IPA는 공기업 경영평가를 잘 받기 위해 서울에 별도의 사무실을 만들고 부서별로 직원들을 착출해 준비를 하는데 180명에 달하는 직원 중 70여명 가량이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전 직원중 갑문관리와 휴직, 기능직 등을 제외한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로 인해 평가 기간엔 공사 업무가 마비될 정도이다.

물론 낙하산 인사가 중앙부처와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 등에선 보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항만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고 법을 지키고 이행해야 하는 공기업이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로 공사 구성원들은 이를 계기로 대오각성해야 할 것이다.

김창수 인천본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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