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시냇물

시냇물

산골 옹달샘에서 내가 태어날 때

내가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건 아니지만

모두들 축복하여준 탄생이었는데

맑게, 맑게 흐르라고 빌어준 축복이었는데

다른 물과 섞이면서 점점 몸은 커지고

내가 날 속이고 더러는 탁해질 때도 많아

조용히 노래 부르며 흐르고 싶어도

여울을 만나 소리소리 지르기도하고

바위에 부딪쳐 깨질 것 같은

아픔을 격기도 한다.

품엔 예쁜 무지개 송어나 은어를 품는

꿈을 꿀 때도 있었지만 때 되면 다 떠나고

그렇게 그냥 그렇게 우물쭈물 살아온 세상

긴 여정 바다에 내려놓을 때 되면

펼쳐지려나 고운석양빛 한 폭

 

 

 

약력

전남 고흥 출생

<월간문학> 으로 등단

시집 <재회> <석간송석간수>

국제펜한국본부 인천지역위원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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