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폭설…눈 폭탄 쏟아진 이유는?

지난 6일부터 이어진 강원 동해안 지역에 폭설로 도심과 산간마을, 도로가 마비됐다.

9일 오후 3시 현재까지 나흘간 내린 눈의 양은 진부령 85㎝, 강릉 왕산면 71.5㎝, 강릉 62.5㎝, 삼척 신기면 59㎝, 정선 임계면 50㎝, 대관령 49.8㎝, 양양 41㎝, 동해 37㎝, 속초 32.7㎝ 등이다.

이처럼 유독 동해안 지역에 눈이 집중된 이유에는 동해안의 지리적 특성과 계절과 관계가 있다.

동해안 지방은 대륙 고기압의 중심이 동쪽으로 밀려나면서 북동풍이 불 때 폭설이 내린다.

특히 겨울이 끝날 기미를 보이는 2월에는 따뜻한 공기가 남쪽에서부터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며 올라오기 때문에 찬 공기가 힘을 못 쓰고 만주 동쪽으로 밀려나게 되는 것.

이때 동해를 지나며 습기를 몰고 불어오는 동풍이 평균 고도가 900m에 이르는 태백산맥에 부딪혀 솟구치면 2km 높이에 강력한 눈구름이 만들어지고 이번 같은 폭설이 내리게 된다.

특히 이번 폭설은 지난 7∼8일 사이에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서 일본 남해 위로 점차 발달한 저기압 때문에 한반도 주변으로 기압계가 조밀해지면서 동풍의 강도가 특히 더 강해져 ‘눈 폭탄’으로 이어졌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또한, 이번 폭설의 가장 큰 특징은 무거운 ‘습설’이라는 것이다.

기온이 영하 10도 정도로 낮을 때는 눈의 결정이 그대로 보존돼 밀도가 낮지만 0도 안팎의 비교적 온난한 기온에서는 결정 사이사이에 녹은 물이 들어차 같은 양이 쌓여도 ‘마른 눈’보다 2∼3배 정도 무거워진다.

폭 10m, 길이 50m의 비닐하우스에 이런 습설이 10㎝ 정도 쌓이면 그 무게가 15t에 이르러 붕괴사고 등의 위험이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2월 폭설 때는 습설로 강릉 시내 유리온실 230동(8만 25㎡)이 무너지는 등 총 310동(10만 8천578㎡)의 비닐하우스가 파손돼 동해안 곳곳에서 약 31억 3천만 원의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한편, 기상청은 오는 10일까지 강원 동해안에 10∼30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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