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에 의한 과학문명의 발달은 공장에서의 대량생산과 농업분야에도 커다란 변화를 주었다. 대형농기계에 의한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생산비 절감은 물론 농작물 수확량의 획기적인 증가로 국가간에 무역을 통한 상업농이 발전한 것이다.
영국에서는 19세기 초 대대적인 농업혁명을 통해 국가발전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미국에서도 다수확 품종과 제초제등 농약을 개발해 20세기 농업혁명을 주도하며 세계 최대 농산물 수출국이 됐다. 따라서 농업의 발전은 강대국으로 가는 관문이자 필요조건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1950~60년대까지만 해도 전체인구의 60%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던 나라였다. 지금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도 197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국가발전에 필요한 식량자급·노동력 공급을 농업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의 농업은 타 산업의 발전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국가 전체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농가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는 우리농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최근에 세계 곳곳에서 지구온난화에 의한 가뭄, 대홍수 등 기상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해 식량생산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가 하면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식량위기의 징후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와 같이 세계가 식량위기라는 격랑 속에 휘말려 있는 지금 우리는 먹거리에 대해 비교적 걱정을 덜 하고 있지는 않은지 궁금하다. 최근 식량자급률이 23%이하로 떨어져 수입 의존도가 높아졌고, 그동안 100% 자급하던 쌀마저도 90%이하로 떨어졌다. 자급률로 따지면 OECD 국가 중 최하위이다.
농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농업은 국가 생물자원의 원천으로 신소재, 천연자원의 보고이며 환경과 동식물의 조화로운 생태공간을 조성한다.
더 나아가 농촌과 농업인의 삶의 터전이면서 온 국민의 휴양, 오락, 관광, 문화의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공익적 기능인 홍수조절, 대기정화, 토양보존, 기후순화 등의 다원적인 가치는 아주 크다.
이렇게 중요하고 소중한 농업을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나라 인구의 6%미만이 농업에 종사하면서 국민의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해 공급하고 있는데 혹시나 농업에 종사하지 않은 국민들은 소득이 적고 힘들다고 농업을 경시하지는 않는지 궁금하다.
프랑스 등 선진국 국민들은 농업에 대한 가치를 아주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한다
농업을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녹색성장 등 인류가 존재하는 한 꼭 필요한 생명자원으로 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해도 삶의 터전은 역시 농업이기 때문이다.
다들 농업은 힘들고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농업은 우리 인류가 존재하는 한 유지해야 할 산업이며 미래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지금의 농업은 단순한 전통적인 농업이 아니라 기계화로 일손을 줄이고 과학영농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도시 근로자보다 소득을 더 올리는 농업인도 많다.
머지않아 우리고유의 명절, 정월대보름이 다가온다. 온 가족이 모여 농경문화에서 발전한 세시풍속도 즐기고 음식도 나누며 농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로 삼고 2014년 한해 풍년농사를 기원해 보자.
임영춘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목기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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