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은 틀림 아닌 다양하다는 것… ‘으뜸 심부름꾼’ 될게요”

문명수 양평군 이장협의회장

“단언컨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건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르다는 건 그만큼 다양하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갑오년 벽두부터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내는 문명수 양평군 이장협의회장(56·양평군 강하면 동오1리)의 지론이다.

그는 명색이 지역 내 265명에 이르는 이장들을 대표하는 회장이다.

하지만 새해부터 영농과 관련된 업무 이외에도 군청이나 면사무소 등지를 다녀와야 할 일들이 태산 같다.

이런 가운데,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다양한 충고들을 들으면서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터득할 수 있었다.

“거기에 군정 현안들과 관련, 이장들과의 협의과정에서 도출되는 의견들도 겉으로는 다 틀린 것처럼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공통된 부분이 관통하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마다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체감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논에 모를 낼 때도 어르신들의 말씀이 다 다르신데, 이들 말씀 가운데 공통분모를 찾으면 훨씬 효율적으로 모를 낼 수 있죠.”

사실 대다수 젊은이가 대도시로 나가 농촌에는 어르신만 사시는 형편이어서, 이장들의 허드렛일 대부분은 어르신을 포함한 마을 주민들의 심부름들이긴 하지만, 제각각인 어르신들의 의견들을 취합하면서 다르다고 틀린 게 절대 아님을 깨닫게 됐다는 게 문 회장의 이론이다.

그는 “이장님들이 모여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하는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는 곧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으뜸 심부름꾼이 되라는 말씀으로 아로새기고 매사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신의 1만8천여㎡에 이르는 논농사는 되레 일부러 짬을 내어야 한다. 10년 이상 친환경농법으로 벼농사를 짓는 요즘 같은 농한기에도 새벽 5시면 잠이 깬다.

하루걸러 한 차례씩 군청으로 출근, 각 읍·면 이장협의회장들과 지역발전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자 머리를 맞댄다. 그는 지난해 2월 양평군이 전국 기초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민들에 의한 지역만들기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배우고자 지난해 일본 등 여러 나라도 방문했다.

그는 어려울 때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를 되새기며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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