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하얀 목련도 좋습니다. 이렇게 상상만 해도 흐뭇해지는 것이 꽃이 좋기는 좋은 가 봅니다.
꽃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조용히 있어 왔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주인이 다소 소홀히 해도 꿋꿋하게 버티면서 오히려 종자를 남겨 제2의 생을 준비하기까지 합니다. 생활환경이 투박한 곳에서는 더 영롱한 꽃을 피워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고,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함인지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꽃은 보질 못한 것 같습니다.
5월 신부를 유혹하는 봄의 장미는 눈이 부실만큼 화려하고, 일 년 내내 꽃을 피우는 활력의 식물인 여름의 베고니아는 풍성함이 가득합니다.
깊어가는 가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꽃 국화는 머리를 맑게 해 줄 뿐 아니라 물감이 번진 것처럼 신비한 컬러로 항상 상쾌한 기분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또한 포인세티아가 보이기 시작하면 크리스마스가 다가온 것을 느낄 만큼 포인세티아는 겨울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으로 가족 모두를 행복하게 해 주는 꽃입니다.
이렇듯 사람들과 오랜 세월동안 같이 해 온 꽃을 요즈음에는 좀처럼 가까이 할 기회가 없습니다. 아니 바쁘다는 핑계로 꽃을 가꾸는 몇 사람 외엔 관심도 없고 관심을 갖고자 해도 주변에 꽃이 멀리 있다 보니 꽃에 관심을 두기가 여간 힘이 듭니다.
최근 경기침체로 가장 타격을 먼저 보는 품목이 꽃이라고 합니다. 특히 수출여건 악화로 화훼재배 농가들의 어려움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어 화훼산업은 점차 제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1인당 꽃 소비지출은 2010년 1만6천원에서 2011년에는 1만5천원으로 떨어졌으며, 이웃 일본이 10만원이고 노르웨이가 16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꽃 소비지출은 너무나 적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꽃은 사치품이라는 인식과 경조사 위주의 소비 형태를 보이다보니 졸업, 입학, 어버이날 등 특별한 날이 아니면 꽃을 찾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생활 속의 건전한 꽃 소비문화가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최근 정서함양은 물론 심신치료 등 꽃의 기능성을 강조한 원예치료가 높이 평가되고 있는데 가까운 곳에서 이런 원예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을까 합니다. 바로 꽃 카페를 만드는 겁니다. 요즘 동네 북 카페가 유행인데 여기에 꽃 카페를 곁들인다면 모처럼 찾는 카페에서 차 한 잔으로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마음의 치료까지 한다면 일석이조가 아닐까요.
공기정화식물은 물론 눈으로 보는 꽃, 향기로 보는 꽃 등으로 미니 정원을 설치하여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꽃을 접하다보면 도민들의 정서함양은 물론 직장인들의 업무능력도 높아질 것입니다. 이렇게 작은 곳에서 꽃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배려한다면 꽃은 분명 우리에게 무한대로 보답할 것입니다.
이제는 꽃 소비가 아닌 꽃 생활화입니다. 웰빙 시대에 부합되는 꽃 생활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면 화훼재배 농가들이 경기침체 등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가질 뿐만 아니라 화훼산업이 또 하나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입니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 가운데 악한 사람이 있을까요. 꽃과 함께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오기만 바랄 뿐입니다.
배소영 경기도 친환경농업과 주무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