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닦은 여자 컬링, 오늘 위해 눈물 닦았다

브러시 빨아쓰고 훈련장 없어 눈치 훈련... 비인기 종목 서러움 견뎌

첫 올림픽 무대인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에서 3승6패로 공동 8위를 차지한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의 오늘이 있기까지 브러시를 빨아서 다시쓰고 심지어 꿰메서 사용하는 등 눈물겨운 시절을 보내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이름조차 생소했던 컬링을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선전을 펼친 여자 국가대표팀 경기도청은 지난 2003년 경기도체육회 관리종목으로 창단돼 최소 경비인 인건비와 훈련비 정도를 지원 받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지난 2012년 캐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컬링 사상 최초로 4강 신화를 일구며 정식 창단된 경기도청 팀은 경기도체육회 관리종목 시절 훈련장 부재와 예산 부족에 따른 비인기 종목으로서의 눈물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당시 경기도체육회 팀은 훈련장이 없어 스케이트장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눈치를 보며 훈련을 쌓았고, 전용 차량도 없어 지도자들의 차에 나눠 타고, 컬링장이 있는 경북 의성 등 타 지역으로 철새훈련을 다녀야 했다.

또한 국가대표가 된 이후에도 메달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하지 못한 채 선수촌 밖 모텔을 얻어 생활하며 일반 식당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예산이 없어 스톤의 속도를 조절하는 브러시를 빨아서 쓰거나 뒤집어 꿰메쓰기 일쑤였고, 심지어는 다른 나라 선수들이 사용하다가 버린 것을 가져와 빨아쓰기도 했다.

다행히도 경기도청은 세계선수권 4강 진입 이후 지난해 세계 상위 7개국이 초청을 받은 중국오픈 대회에 대타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고, 아시아ㆍ태평양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올림픽을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업 후원과 CF 제의가 들어오는 등 훈련 여건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선학기자 2hwangpo@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