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업생명공학, 녹색국가로 가는 발걸음

인간 활동이 대규모적으로 기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산업 혁명 초기인 18세기 중엽부터로 1970년부터 2004년 사이에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은 70%나 증가했다. 이상기후의 원인이 되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두고 논란은 있으나, 북국 및 남극지대 기온상승, 빙하감소, 홍수, 가뭄 및 해수면 상승 등 이상기후 현상에 의한 재연재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은 기후변화 대책을 위해 90억 유로를 투자 했고, 미국은 기후변화 통합연구를 위해 매년 18억 달러를 투자하였으며 일본은 2050년까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줄이기를 목표로 정부가 앞장서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위원회 공동연구센터와 네덜란드 환경영향평가청이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3천t, 세계 7위로 20년 만에 그 양이 두 배로 많아졌다.

농업부문에서도 생명공학의 발달은 가뭄, 한파, 병충해에 강한 품종 개발, 탄소배출을 적게 하는 재배방법이나 육종 개발 등의 영농기술력을 높여 농약 사용을 줄이면서 환경 보전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 그리고 생산량과 맛의 품질도 좋게 하여 인류를 굶주림에서 벗어나 식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어 인류 수명 연장에 큰 공헌을 했으며 이런 기대효과로 생명공학이 녹색성장을 이루는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우리나라의 주식을 공급하는 벼의 품종도 수확시기가 8월 하순으로 빠르고, 병해에 강하면서 수량이 많고 밥맛이 좋은 ‘조평벼’, 강풍에 잘 쓰러지지 않거나 침수가 돼도 스스로 숨구멍을 찾아 자라는 ‘스마트벼’ 같은 신품종이 개발되었다.

그리고 동남아 아열대벼 에서 우리나라 벼에 존재하지 않는 미래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용 유전자의 존재를 밝혀 이 유용 유전자를 우리나라 벼에 도입할 경우 기후 온난화에도 안정적으로 쌀을 생산할 수 있는 기후 온난화 적응형 신품종을 개발 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식물의 세포벽을 튼튼하게 해 수분 증발을 줄여 오랫동안 식물 내 수분을 보존시킴으로써 가뭄에 더 오래 견디게 하는 유전자를 감자에 도입시켜 가뭄 저항성 감자를 육성 할 수 있게 됐다. 매년 기상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은 6천억원에 달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업생명공학기술을 통한 기후변화작물 연구개발이 시급하다.

여러 분야에서 응용과 활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생명공학 기술은 앞서 말했듯이 무한한 가능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농업생명공학에서 뛰어난 생명공학 기술력을 확보한다면 다른 어느 국가들과의 경쟁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러한 기술 연구개발과 정부의적극적인 지원 및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세계 유일의 작물을 만들어 냄으로써 우리나라만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와 식량난에 대비해 농작물의 공급 불안이나 식량가격 급등을 피해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며,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업생명공학이 세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농업생명공학의 연구와 산업화는 단기적으로 이뤄낼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연구를 필요로 하며 그 연구를 끊임없이 진행해갈 수 있는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와 관련 기관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구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지원해야하며 연구를 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도록 여러 제도들도 수정·보완돼야 할 것이다.

김정선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생명과학부 유전체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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