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먼저 이러한 통일이 우리나라 경제에 어느 정도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인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통일비용에 대한 추산은 매우 주관적이며, 학자에 따라 전부 다를 만큼 객관적인 수치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독일의 사례를 보아 최소한 10년 정도의 장기간에 걸쳐 발생될 것이란 점, 그리고 매년 우리나라 GDP의 상당액이 투자가 되어야 할 것이란 점인데, 대체적인 수치는 작게 보자면 GDP의 1%에서 많게는 7%까지 추산들을 하고 있다. 이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매년 12조~84조, 10년 누적액으로 따지자면 120조~840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라 할 수 있다.
통일 땐 건설업종이 가장 유망해
반면에 북한과의 통일이 이뤄지게 되는데 따른 편익을 살펴보면, 먼저 저성장에 빠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초기에는 다소 불확실하나 10년 장기로 바라본다면 GDP성장율을 매년 1~2%정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 확실시 된다.
여기에 더해, 국방비 부담의 경감액이 대략 매년 20조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한국안보통일원측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면 통일이 되었을 때 증권시장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살펴보자. 증권시장의 반응은 장기와 단기적인 면으로 나눠서 보아야 할 것인데, 통일 초기 증권시장은 어쩔 수 없이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단기적인 하락은 기업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기보다는, 향후 정국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 중국 및 일본 등과 협력해 신속히 대책을 내어놓고 통일을 위한 대책들을 내어놓는 순간부터 증권시장의 하락세는 반전될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하지만 증권시장이 이러한 불확실성을 극복한다고 해서 하락분을 만회하고 폭등세로 돌변한다고도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증시란 결국 개별기업들의 수익전망에 기초하는데, 삼성전자나 현대차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실적전망이 북한과의 통일에 의해 대폭 상승한다고는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권시장은 초기의 혼란을 극복한 후 향후 10년 또는 20년을 두고 통일의 시너지 효과를 서서히 반영해 갈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통일이 되고 나면 어떤 업종이 가장 유망할 것인가? 두말 할 필요도 없이 건설업종이 가장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독일 통일에도 나타났던 현상인데, 낙후된 북한의 인프라 및 도로, 주거시설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건설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수 없고, 이는 건설업종들에게 크나큰 이익을 안겨주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통일 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북한이란 거대한 부동산시장으로 각종 투기성 자금들이 흘러들어가게 되므로, 남한의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안정을 되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지적으로 보면 북한과 인접한 지역, 예컨대 파주나 철원, 강원도 일대는 월경하는 북한주민들 수의 급증으로 인해 부동산가격이 오히려 하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증권시장은 혼란극복 후 시너지 효과
이상의 예상치들은 우리가 통일이란 어려운 난제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는 시나리오하에 만들어진 필자의 개인적 견해임을 다시 한번 밝히며, 실제 통일이 이뤄지는 경우 한꺼번에 수백만명의 북한 주민이 한꺼번에 내려온다면 이를 어떻게 통제할 것이며, 또한 내려온 북한 주민들을 어떻게 우리사회가 포용하고 수용해 나갈 것인지 등 어마어마한 문제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던 나라를 사상 유례없는 세계 10위권의 강국으로 변모시킨 민족이 아닌가? 통일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 이를 극복하지 못할 이유 또한 없다고 할 것이다.
하태형 수원대 금융공학대학원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