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가기록물보존소서 행방 확인… ‘대한민국 국새 반환’ 큰 몫

양평 20사단 석기찬 일병, ‘대한제국 국새 반환’ 특별전서 감사패

“잃어버렸던 소중한 문화재를 찾는 건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일원으로 당연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양평지역 군부대에 근무하는 한 장병이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대한제국의 국새를 반환하는데 기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육군 제20기계화보병사단(결전부대) 청룡대대에서 복무하고 있는 석기찬 일병(30)이 화제의 주인공.

학업을 마치려고 비교적 늦은 나이에 조국의 부름을 받고 입대한 그가 대한제국 국새의 존재를 발견한 건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석 일병은 미국 메릴랜드 대학에서 유학 중이었다.

“봉사활동으로 ‘문화재 제자리 찾기’라는 한인단체를 돕고 있었는데, 우연히 잃어 버린 대한제국의 국새가 미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는 “미국 국가기록물보존소가 6·25전쟁 당시 불법으로 유출된 문화재 현황을 기록한 자료인 ‘아델리아 홀 레코드’를 열람하면서 대한제국의 국새가 미국에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석 일병은 이 자료를 통해 명성황후의 양탄자와 이순신 장군의 검의 행방을 찾던 중 ‘KOREA SEAL(국새)’이라는 기록과 사진 등을 발견했다.

이처럼 우연한 발견으로 잃어버린 것으로만 알고 있던 소중한 대한제국 국새의 행방이 밝혀졌고, 결국 미국 측에 의한 반환으로까지 이어졌다.

6·25전쟁 당시 대한제국의 국새와 어보 등이 불법으로 유출된 사실을 증명,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를 반환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이다. 이 공로로 그는 지난 12일 대한제국 국새 반환 특별전 개막식에 초청받아 감사패를 받았다.

석 일병은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시작했는데, 특별한 일이 됐다. 민족의 일원으로 기쁘고 놀랍기 보다는 당연한 일이지 않겠느냐”며 “빼앗긴 문화재를 되찾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직접 알게 됐고 내 나라의 것을 ‘온전히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깨닫게 됐다. 군 복무가 바로 조국을 온전히 지키는 일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앞으로도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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