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선거’ 한다더니… 선거 고질병 또 도져
막판 경기지사 선거전 거짓말ㆍ네거티브 확산
도교육감 후보들도 상대방 흠집내기 눈살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끝나고 유권자들의 선택만 남은 가운데 후보와 정책은 실종되고 상호 비방이 오가는 네가티브 선거전으로 변질된 채 마무리되고 있다.
특히 경기지사 선거전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감정 대결 양상으로 까지 확전돼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인 새누리당 남경필(49)·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67)는 수원 지역 5선·3선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경복고 17년 선·후배, 같은 교회 장로(김)·안수집사(남)인 관계로 선거운동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서로를 잘 아는 탓에 치열한 기량과 역량, 정책대결이 예상됐으나 시간이 갈수록 아슬아슬한 공세를 이어가더니 막판에는 거짓말·네거티브 공방을 벌이는 사태까지 확산됐다.
남 후보는 김 후보의 ‘보육교사 공무원화 공약’에 대해 “포퓰리즘 공약”·“제2의 무상버스 공약”·“국가적인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그는 “7만명 보육교사를 공무원으로 만들겠다는 (김 후보) 공약과 5천명의 소방안전공무원을 늘리겠다는 (저의) 공약간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도의 재정악화와 관련해 한국은행 통계를 놓고 TV토론에서 공방을 벌이더니 통합진보당 백현종 후보가 자신을 비난하며 사퇴하자 “김 후보가 네가티브로 저를 깍아내리더니 결국 연대해서는 안될 세력과 연대했다. 제2의 이정희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반면 김 후보는 “한국은행 통계를 인용해 도 경제가 어렵다고 했더니 (남 후보는) 한국은행에 전화해서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보육교사의 단계적 공무원화에 들어가는 비용이 8조원이 넘는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새누리당 지도부까지 총출동해 ‘국가적 재앙’ 운운하며 거짓말로 도민을 겁박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남 후보가 백 후보 사퇴와 관련, “연대해서는 안될 세력과 연대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3일 수원지검에 허위사실 공표 행위(선거법 위반 혐의)로 남 후보를 고발하는 강수를 뒀다.
또 김 후보측이 도덕성 검증차원에서 제기한 남 후보의 ‘제주도 땅 투기 의혹’을 놓고도 TV토론 등에서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는 참신하고 충실한 공약이 많다. 남 후보의 따복 마을, 굿모닝 버스 등과 김 후보의 2천억원 청년일자리 펀드, 공공임대주택 3만호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남 후보는 7박8일간 현장에서 숙박하는 ‘남경필의 무한도전’, 김 후보는 밤새워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무박3일 진심 장정’이라는 새로운 선거운동을 각각 선보여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네거티브 하지 않겠다’는 남 후보와 고교 선배로서 품위를 유지하던 김 후보간 거짓말·네거티브 공방은 이러한 좋은 공약과 단잠을 줄이고 힘들게 펼친 선거운동, ‘함께하고 따뜻한, 혁신도지사’·‘듬직한, 준비된 경제도지사’라는 슬로건 등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동정론’과 ‘심판론’을 각각 앞세운 여야 후보간 상호 비방·공방전은 기초단체장 선거 곳곳에서도 이뤄졌고 정당과 무관한 도교육감 후보들도 상대방 흠집내기에 주력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결국 누구의 말이 옳은지, 누구의 정책이 좋은지는 유권자가 선택해야 할 몫이 됐다.
김재민기자 jm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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