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진실을 가르치고 평등을 구현하는 교육

온 국민의 가슴을 짓누르며 아직도 끝나지 않은 여객선 침몰 사고, 전국을 뒤흔들며 소용돌이쳤던 선거열풍, 봄이 이렇게 지나고 여름을 맞이했다.

엄청난 파장으로 우리 곁을 지나는 많은 사실 속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스스로를 깊이 바라보지 않으면 내 생각은 무엇인지, 난 과연 현실로 내게 다가오는 사실에 대한 인식과 그로 인해 마음속에 자리한 정서 사이에서 바로 서서 가고 있는지 고민스러울 때가 있다.

세상의 변화하는 현상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보고 판단해야 하는지 중심 잡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일반 국민의 중심을 잡는 균형감각도 중요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도자들의 중심 잡기는 더욱 어렵고도 중요한 문제다. 내용상의 중요함보다 편향성이 더 중요한 가치로 작용할 때 내가 어디에 설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동질성에 기초한 무한경쟁 교육현장

결코,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가치의 차이 속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내용이 실종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자신들의 주장을 날 것으로 들어내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집단의 생각에 대하여 수용하기보다는 반격하고 대결하는 양상으로 치달아 가던 시간에서 벗어나 이제는 좀 차분하게 성숙한 소통의 구조를 만들어 가는 일을 우리의 중요 화두로 삼아야 할 때다.

선거기간 내내 뉴스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었다. 교육감선거조차 교육의 주체인 아이들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어떤 정책들이 제안되고 있는지를 유권자에게 알려주기보다 어느 쪽 후보인가가 중요했고, 단일화 여부에 따라 예측을 뒤엎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것이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였다는 것은 지역의 특수성을 떠나 이미 교육에 대한 전국 공통의 관심사가 방향성을 갖고 있을 만큼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교육을 통해 이루어가야 할 것은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여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일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구성해갈 수 있도록 자존감을 확립하는 일,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적성을 찾아 개발하는 일, 변화하는 꿈을 좇아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하지만, 교육현실은 가계부담을 가중시켜가며 사교육시장을 팽창시키고, 그러한 부담은 자녀 양육이 끝나면 빈 껍데기로 남는 빈곤한 노인층을 양산해 내기도 한다. 더 두려운 것은 교육과정 속에 있는 어떤 아동이나 청소년도 진정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행복이 그렇게 유보되었다가 갑자기 만개하는 것은 아닐진대,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무한 서바이벌의 교육현장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는 다양성보다 동질성에 기초하여 살아왔다.

똑같은 문화를 갖고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며 성공이란 잣대조차 똑같아, 동일한 방식으로 성공해야 하는 강박이 우리에게 있었다. 기성세대의 이 강박을 유산으로 물려주어선 안 된다는 교육 현실에 대한 깊은 고민이 표출된 것이 6·4 선거 결과의 메시지일 것이다.

교육감의 진솔함만이 변화 이끌 것

교육의 문제가 사회현상과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고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경계를 명확히 할 수 있는 문제는 더욱 아니다. 정치적 견해와 무관할 수는 없지만, 교육이 정치는 아니다. 교육은 촘촘한 검증과 합의를 통해 진실을 가르치는 일이 되어야 하고 평등을 구현해 나가는 장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평등은 개인의 능력과 자질에 기초하여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고 그러한 발전이 수월성까지 닿을 수 있도록 체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교육의 고질적 병폐가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유권자와 학부모의 기대를 읽는 지도자의 진솔함만이 긍정적 변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김자영 인천 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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