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가개조는 ‘국민의식’ 개조로부터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의 틀을 다시 세우기 위한 ‘국가개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작 더 시급한 과제는 ‘국민 의식 개조’가 아닐까? 아무리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법과 제도라 할지라도 그것을 운영하는 주체는 결국 국민일 수밖에 없고, 국민 개개인의 의식과 생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신문화영역의 혁명적 개혁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대한민국에서는 어린 학생들과 승객을 구하려 하지도 않고 자기들만 도망친 이준석 선장과 선원들을 비난하고 규탄하는 소리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그들은 분명히 인간의 본분을 망각한, 무책임한 자들임이 틀림없다. 그러면 그들만 특별히 그런 사람일까? 구조의 임무를 띠고 온 해경요원들도 승객을 구하겠다고 선내로 진입해 들어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삼풍백화점 붕괴 때는 어떠했는가? 회장과 경영진들은 매장에 있는 1천500명 쇼핑객에게 대피하라고 하지도 않았다. 백화점 이익만 생각한 것이다. 구출 노력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들 역시 자기들끼리만 도망쳐 나왔었다. 공직 후보자 청문회를 보라. 대부분 위법, 비리, 부정, 비양심적 행동이 드러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오죽했으면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국무총리직을 고사하는 사람이 많다는 소문이 날 정도라니….

그들은 한국인들이 아니고, 외계인들인가? 그들만 그럴까? 어쩌면 그들은 우리 모두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밤에 지나는 차가 없으면 적색신호등에도 서지 않고 그냥 달리는 무개념, 극단적인 이기주의, 개인주의,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 없이 무한 경쟁사회에서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 하나만 우선 살고 보자 하는 강퍅한 마음의 산물들이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로 고스란히 민 낯을 드러낸 게 아닐는지?

일찍이 도산 안창호 선생은 한국인들의 잘못된 의식과 병폐를 고쳐보려고 ‘민족 개조론’을 외쳤다. ‘국민성 개조’가 되지 않으면 온전한 ‘독립’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식개조의 원대한 청사진이 마련되어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그 일환의 하나로 수년 전 종교계에서 일어났던 ‘내 탓이오’ 운동을 시민운동으로 승화시켜 재점화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한 사람의 변화는 그 개인의 생애를 바꾸지만 이러한 개인의 변화가 점차 사회적 흐름을 형성해 나간다면 ‘국민의식 개조’라는 큰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명상 탓문화 청산운동본부 대표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