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부동산 공약 이행과정 꼼꼼히 지켜봐야

지난 6월4일 유난히 치열했던 지방선거가 끝났다. 경기와 인천의 경우 경기도지사는 남경필(새누리당) 당선자가 김진표(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불과 0.87%p 차이로 이겼고 유정복(새누리당) 당선자는 송영길(새정치민주연합) 현 인천시장을 1.75%p 차이로 꺾었다.

당선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공약’이 표심에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그 중에서도 시·도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동산 공약은 공약 중에서도 비중이 가장 높았다.

우선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자 부동산 공약부터 살펴보자. 남 당선자는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신경망 같은 철도, 혈관 같은 도로’ 건설을 약속했다. 여기에는 이미 사업이 추진 중인 것도 있지만 GTX 파주연장 같이 새로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실현 가능한 계획ㆍ창의적 접근 필요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공약으로는 임기 내 기존주택 매입·전세임대 3만호 공급, 신규임대 10만호 건설, 지역별 표준 월세임대료 기준 제시를 통한 전월세 상한제, 저소득층 월세 임대료 지원을 위한 주거급여 도입 등이 있다. 31개 시·군 공약은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부동산 공약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교통망 신설, 산업단지 조성이나 역세권 개발 등 신규 사업 추진, 도심재생 사업 추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당선자의 부동산 공약도 화려하다. 유 당선자의 교통 공약으로는 경인전철 지하화 연계 GTX 추진, 인천~강릉간 고속화 철도 유치,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등 철도 관련 공약,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및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제3연륙교 건설 같은 도로 관련 공약, 크루즈 및 국제여객부두 조성, 국제항만물류단지 조성과 같은 항만 관련 공약이 있다.

도시재생사업추진본부 구성, 재개발 재건축 지역 재검토 및 지역별 특성화 전략 수립 등 ‘원도심 맞춤형 개발 추진’도 약속했다. 10개 구·군 공약은 남 당선자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부동산 공약으로 채웠다.

하지만 남경필·유정복 당선자가 이 많은 부동산 공약을 정말 이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시 한 번 위에 언급한 부동산 공약들을 살펴보자. 어느 것 하나 막대한 돈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없다.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시·도비를 활용하고, 국비를 지원받고, 민자를 유치하겠다는 내용이 공약집에 기재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시·도비가 제한적인데다 정부 재정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넉넉할 리가 없고, 어지간한 이익이 없는 이상 기업들이 투자를 할 리 만무하므로 막연한 희망사항이 아닌 매우 치밀한 계획과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동안 많은 선거에서 부동산 공약이 남발돼 왔다. 실현이 가능한지는 나중 문제고 우선 당선이 되고 보자는 식이었다. 이번 당선자들은 그런 마음이 아니었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도 홈페이지나 소식지에 당초 공약사항과 이행현황을 알 수 있도록 게재하고 변동여부를 정기적으로 공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부분인 재정 마련 계획은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한다.

투명한 공약 이행이 시민 신뢰 얻어

당선자 공약 중에는 이행이 원활하지 못한 것도 있을 수 있고 수정이 필요한 것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숨기는 것보다는 어떤 이유로 추진이 잘 되지 않는 것인지, 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를 공개한다면 시·도민의 신뢰를 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시·도민들도 마찬가지다. 7월1일 출범하는 민선 6기의 행보를 꼼꼼하게 지켜봐야 한다. 혹시 내가 지지한 사람이 당선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민선 6기가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힘껏 응원하고 만약 잘못된 부분이 생기면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부동산리서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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