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연구기관들이 한국의 2014년 경제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4년 하반기 한국 경제의 하방위험’ 보고서를 통해서 2014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6%로 하향조정했다. 무엇이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것인가? 무엇이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를 억누르고 있는가?
원화 강세에 수출경쟁력 악화 가능성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첫 번째 요소는 내·외수 동반 부진이다. 2014년 상반기에는 내수와 외수가 함께 부진해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정체되는 소프트패치(soft patch) 양상을 띠고 있다. 수출 증가세가 주춤하고, 원화 강세가 이어지게 됨에 따라 수출경쟁력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외수 뿐만 아니라 내수도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이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을 하회하고 있다. 내수와 외수 경기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경기 회복 국면에서 이탈하여 경기 재침체 현상이 나타나는 더블딥(double dip) 우려가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 경제성장률 지표는 2012년 2.3%, 2013년 3.0%에서 2014년 3.6%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상황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크게 악화되어 있다. 최근 고용률 지표가 크게 상승하여 5월 65.6%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지표가 믿어지지 않는다.
소비자물가지표는 역사 이래 이렇게 안정적일 수 없어 보이지만 서민은 가계살림을 꾸려나가기가 힘에 겹다. 지표는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서고, 그 지표를 통해 바람직한 정책을 구사할 수 있으나 괴리가 확대되어 정책의 혼선이 나타나는 것이다.
셋째, 고용이 양적으로 확대되었으나 질적으로 후퇴하는 모습이다. 신규취업자가 크게 증가하였지만,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이나 제조업 및 전기·운수·통신·금융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의 취업자 증가는 미비하고, 도소매·음식점업 및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임금수준이 낮은 저부가가치 업종을 중심으로 신규취업자가 크게 증가했다.
그 밖에도 임금, 사회보험 등의 근로조건에 있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빵을 키우지 않고, 여럿이서 빵을 나누어 먹게 된 것이다. 투자를 확대하지 않고, 취업자가 증가했으니 근로자들이 먹게 될 빵의 양이 줄어든 것이다. 질적인 고용수준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 나타난 고용호조는 소비로 연결되기 어려워 경제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
네 번째 하방위험은 바로 차이나리스크다. 중국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국내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우려가 있다. 중국의 실물경기가 둔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림자 금융 규제, 과잉산업 투자 억제 등 구조조정이 가속화 되고 있어서 둔화세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한국의 중국 수출의존도는 2000년 약 10.7%에서 2013년 26.1%로 크게 확대되어 왔다. 따라서 중국의 성장둔화가 장기화 될 경우 한국의 수출 길이 좁아질 것이다.
중국 성장둔화 장기화될 우려도
2014년 하반기,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그러나 경제를 위협할 요소가 없었던 적은 또 없지 않았는가? 위협요소는 항상 있지만, 그 위협요소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어떻게 그것에 대처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현재 경제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정체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만 더블딥으로 이어지지 않고 경기 회복력을 복원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할 때이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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