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사회의 적폐, 청렴만이 해법

우리 사회는 얼마나 청렴할까? 과연 나는 얼마나 청렴할까?

평생을 일선 시군의 공직자로 살았고, 퇴직 후엔 경기도의원으로 살아왔다.

30여년 동안 최일선 공직자로 부끄럼 없이 살려고 노력했었고, 경기도의원으로 일하면서 청렴한 공직문화를 조성, 확대하기 위해 청렴도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청렴대상 심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청렴한 공직자를 발굴하려고 노력했다.

그 동안 공직자라는 것이, 경기도의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경기도는 국민권익위원회 평가 결과 광역 지자체 최초 4년 연속 청렴도 우수기관 이상이고, 6년 연속 부패방지시책평가 우수기관 이상이며, 지자체 최초 청렴선도클럽에 가입한 최상위 청렴기관이기 때문이다.

세월호는 우리사회 부패의 단면

그런데 지난 4월 진도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수많은 생명이 차가운 물거품 속으로 안타깝게 사라졌다. 안산 단원고 학생을 포함해서 대다수가 경기도민이다. 지금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아이들이 죽어 가고, 아버지와 어머니들, 형제들이 죽어 가는데 그 모두를 버리고 어떻게 자신들만 살아나올 수 있을까? 또한 어떻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뱃머리를 돌릴 수 있을까? 출항해서는 안되는 배가 어떻게 버젓이 운행할 수 있었을까? 대체 어디부터 잘못되고 어디까지 썩어 문드러진 것일까?

세월호 사건으로 더러운 이익에 흥청망청한 우리사회의 기업과 개인의 모습이 속속 들어나게 되었고, 썩어 악취가 진동하는 관피아의 실태가 전국민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세월호 사건은 우리사회 부패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 주었고, 이 부패가 결국 깊고 어두운 바다로 안타까운 생명을 몰아 넣고 말았던 것이다.

우리 기성세대는 전혀 정직하지도 청렴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게 우리의 아이들, 우리의 부모님들, 형제들을 사지로 몰고 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부패 인식지수는 2010년 39위에서 2011년 43위, 2012년 45위로 매년 하락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100점 만점에 55점으로 177개국 중 46위로 전년보다 더 하락했다. 이는 OECD 34개 회원국 중 27위로 살만한 나라 중에서는 최하위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창피한 수준을 넘어 왜 아직도 1인당 GNP가 2만불 대에서 3만불 대로 올라서지 못하는지 짐작케 하는 지표이다. 이 정도로 부패하면 더 이상의 경제발전도 복지사회도 기대하기 어렵다. 제2의 세월호 사건이 없을 거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야말로 그동안 관습처럼 내려온 사회의 적폐를 끊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 때 당연시되던 청탁의 사슬을 끊고, 엘리트 카르텔을 추방시키고, 부정부패의 구조적 행태를 혁파해야만 한다. 더 이상 늦출 수 없기에 우리 모두가 나서서 감시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고발하여야 할 때라고 본다.

청렴한 사회는 발전할 수밖에 없고, 부패한 사회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 한국행정학회는 국가청렴도가 1점 상승하면 1인당 GNP가 4천713달러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반부패행정시스템연구소(서울시립대)는 국가청렴도가 1점 상승 시 교역량이 31% 상승하고 외국인투자관심도가 26% 상승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청렴이야 말로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우리에게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고 해결해야 할 커다란 과제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세월호 사건과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청렴’은 선진국 가는 길 ‘필수’

7월의 시작과 함께 도의원의 신분을 벗고 소시민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단 한가지, 우리 세대에 만든 적폐는 우리세대에서 끊겠다는 다짐으로 살고자 한다. 청렴만이 살기 좋은 세상을 우리의 아들·딸들에게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7월1일 취임한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경기도의 청렴도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더욱더 청렴한 경기도로 이끌어 주시기를 기대해 본다.

윤희문 前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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