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맛집의 기준에 위생 및 신선도 정보를 담은 개념이 더해져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가 이동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또한 보험사에서는 웨어러블기기(스마트 시계, 구글안경 등)와 스마트폰을 연동하여 혈압·심박수·혈당·체온 등 건강 데이터와 활동량, 수면패턴 등의 생활습관정보를 조합하여 개인별 보험료를 실시간으로 조정하고 있기도 하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과 빅데이터(Big Data)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사물인터넷은 약병에서 약이 떨어지기 전에 약을 자동으로 주문하고, 집의 온도를 계절과 시간에 맞추어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시스템 등, 사물과 인터넷을 연결하여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것을 통칭한다.
빅데이터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발생하는 카카오톡 내용, 감시카메라의 방대한 데이터, 위의 초밥집 사례와 같은 RFID 데이터 등 대량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일컫는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요일별 소비성향, 시간대별 선호장소 등 우리도 몰랐던 우리의 구매패턴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정보 추출이 가능해진다. 많은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고객별 맞춤형 상품선전을 위해 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세상이 이렇게 진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환경은 이 발전 속도에 못미치고 있는 것 같다. 2010년부터 우리나라는 복지부를 포함한 각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복지사업과 수혜자 등의 정보를 하나로 통합 관리하는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을 가동시키고 있지만, 이는 공무원 중심의 단방향의 서비스 관리 DB구축에 지나지 않아, 국민들 입장에서 나의 복지정보를 검색·활용하는 것이 불가할 뿐 아니라, 공공과 민간 간 정보공유 체계도 구축되지 않았다.
지금 정부는 수요자 중심의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제공을 부르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본인에게 적합한 복지서비스가 생애주기별, 사건별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손쉽게 찾아보고 신청할 수 있도록, 단순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아닌 ICT 기반의 쌍방향체제로 바꿀 필요가 있다.
유사한 사례로는 호주의 센터링크가 있는데, 센터링크는 개별부처가 제공하는 각종 복지서비스를 받기 위해 국민들이 각기 다른 기관을 찾아다닐 필요 없이 단 한곳의 오프라인 센터를 방문하거나 온라인 센터에 신청만 하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 공공서비스의 만족도와 효율성을 높인 곳으로 유명하다.
센터링크는 연방정부의 10개 부처를 비롯, 25개 정부기관이 제공하는 약 140여 가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뿐 아니라, 민간이 제공하고 있는 복지서비스들의 연계 등 직접 자신이 자신의 데이터를 조작한 셀프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대부분 신청주의에 근거하고 있어 알지 못하고 신청하지 못하면 그만이다. 나에게 맞는 다양한 정보와 자원을 보다 쉽게 확인하고 신청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인 사회인가? 현대사회에 복지와 무관한 국민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원활한 복지서비스 제공과 복지체감도 상승을 위하여 복지서비스 전달시스템이야말로 하루빨리 공무원 중심에서 벗어나 민간과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전선영 용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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