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현상은 남조류에 의해 하천과 호수의 물빛이 녹색을 띄는 현상을 말한다. 지오스민이나 2-mib같은 냄새물질과 독소를 배출해 심미적 가치를 떨어뜨린다. 냄새물질은 인체에 영향이 없지만 불쾌감을 유발시킨다.
처리과정에서 충분히 제거가 가능하다. 독소 농도도 먹는 물 기준 이하로 처리가 가능하다. 환경부나 K-water같은 물 전문 관계기관들은 녹조 대응 비상대책을 매년 시행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주요 오염원 관리로 건강한 물 공급에 노력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도 추진한다.
이 녹조 발생과 관련하여 요즘 큰빗이끼벌레가 이슈가 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물이 고여 이끼벌레가 창궐하고 독성이 있으며 환경이 파괴되어 큰 재앙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것이다.
궁금하다. 어느 정도 피해를 줄 것인지? 우리의 환경이 파괴된다면 크나 큰 재앙이 아니겠는가? 조그마한 우려도 정부나 물 전문기관들은 귀를 크게 열고 따져보며 대응하는 것이 맞다. 사실 관계를 분명히 하여 여론이 괴담이고 공포라면 국민들의 마음을 진정시켜야 하고, 여론이 사실화될 개연성이 있다면 아무리 큰 비용이라도 대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문헌이나 자료를 찾아보니 다행스럽게도 큰빗이끼벌레가 그렇게 큰 우려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 강국이라 모든 사람들이 쉽게 정보를 접근할 수 있다. 국내에는 1995년 처음으로 문제가 되었나 보다. 그 당시 얼마나 놀랐을까? 지금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으니 말이다.
1995년 4월 3일 동아일보에서는 ‘이상한 생물체’ 태형동물 출현이라며 태형동물은 수온이 높아지는 봄철에 발아해 성체가 되므로 지난해 이상고온 현상이 태형동물의 증식에 유리한 조건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온을 보자. 2013년 평균기온이 수십년 기간동안(40년만)의 최고치로 1994년의 고온보다 높았다는 것을 보면 이상 고온이 주원인으로 보인다.
1995년 12월 보도된 한겨레신문은 ‘큰이끼벌레, 미국산 외래종 확인 한강-금강수계 등 전국 곳곳 확산’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연구결과를 알려줬다.
큰이끼벌레가 1~3급수 수역에 두루 분포하고 있으며 수질오염이 심한 곳에서는 죽어버리는 것으로 나타나 수질오염으로 인해 새로 출현한 생물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한 것이다. 큰빗이끼벌레의 전국적 출현이 올해가 처음은 아니였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반인들은 전문가들이나 정보력을 가진 언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참 거짓의 무수한 정보의 시대에 올바른 정보의 접근과 전파가 필요하다.
많은 대학 전문교수들의 발표나 국내외 논문을 찾아보면 독성도 없다고 한다. 오히려 수질이 아주 안 좋은 곳에서는 살 수 없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폭풍같은 여론은 지나친 기우라고 판단한다.
우리의 삶을 돌이킬 수 없게 송두리째 바꾸며 문제가 커지기 전에 환경 재앙을 방지하자는 순수한 취지라면 그 뜻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자료와 논리, 진실과 분석에 입각한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재앙이 아니겠는가?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앞으로 순수한 뜻도 바래지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오세호 K-water 양주수도관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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