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무료이발 봉사 하남시 강영태 翁 “어르신들 기분 좋은 모습에 보람 느껴”

팔순(八旬)을 바라보는 나이에 재능기부를 몸소 실천하는 어르신이 있다.

바로 수년째 동네 노인들의 머리를 손질하는 강영태옹(79·하남시 덕풍동)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남시 춘궁동에 자리한 ‘하남노인복지회관’ 이·미용실에서 현란한(?) 가위질 솜씨를 선보이고 있는 강옹은 지난 2009년 가을께부터 이발 봉사를 시작했다.

강옹은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일 오전 8시부터 노인들의 머리를 손질하는데, 고령의 나이를 무색케 할 정도다. 오전 중에만 7~8명의 머리를 단장시키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짱짱’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특히 늘 웃는 얼굴이라 그런지 도무지 팔순이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다.

특히 강옹은 매일 새벽 5시께 집 근처 말바위산에 올라 운동을 하다 이곳에서 만난 노인들의 머리를 단장, 2012년과 2013년 연거푸 하남시장 표창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옹은 “처음 이발 가위를 잡은 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열여섯 때야”라면서 “딱히 공부에도 소질이 없고 가정형편도 어려워 입에 풀칠이라도 할 생각에 그랬지”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강옹은 한국전쟁이 끝나면서 머리 손질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지난 1962년부터 2년여 동안에는 총리관저에서 이발을 담당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후 서울 천호동에 문을 연 이발소에는 언제나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문전성시가 따로 없었다고 자신을 뒤돌아봤다.

강옹은 “아직도 머리 깎는 일이 재밌다”며 “이곳을 찾는 노인들이 머리가 마음에 들어서 밝은 표정으로 나갈 때 기분이 제일 좋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발봉사를 계속하겠다 ”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yh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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