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군사도시화 우려속 ‘기름부은 軍’

여의도 9배 넓이 군부대 주민 동의도 없이 또…
해군 골프장 추진 반발 시민단체 “반드시 저지”

평택지역에 대규모의 미군기지와 해군기지, 육군부대 등이 들어서면서 평택이 군사도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군이 주민동의 절차도 없이 군 골프장 공사를 추진,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15일 국방부와 평택시 등에 따르면 평택지역에는 팽성읍 일대 15.18㎢의 캠프험프리스와 신장동 일원 11.7㎢의 미군기지를 비롯 포승읍 일원 3.9㎢ 해군기지, 서정동 일원 0.4㎢ 육군부대 등 총 30.9㎢의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이는 서울 여의도의 9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해군이 군 골프장을 9홀에서 18홀로 늘리는가 하면 최근에는 공군측이 K-55미군기지 인근에 24만7천㎡ 규모의 9홀 골프장 건설을 주민동의조차 없이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고덕신도시 내에 7천여세대의 미군 기숙사를 비롯 평택지역 군부대가 통합돼 들어선다는 것이 알려진데 이어 골프장 건설까지 추진되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산동에 거주하는 K씨(58)는“정부가 주민 동의조차 거치지 않고 군부대 규모를 늘려가는 것은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김문수 지사가 평택을 방문했을 때 ‘평택시민들이 참 착하다’고 한 말이 이제 무슨 뜻인지 이해하겠다. 범시민 운동을 벌여서라도 군부대 공사를 막겠다”고 밝혔다.

또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해군기지 건설 및 미군기지 이전 때는 국책사업이란 명분이 있고 정부의 지원 약속 등이 있어 받아줬는데 시민들의 생활은 더욱 궁핍해지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그는 “특별법으로 시행되고 있는 고덕 신도시조차 일반산업단지로 추진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 약속은 더이상 믿을 수 없다”며 “평택지역을 무시하는 정부에 시민들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평택=최해영기자 chy4056@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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