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력발전과 수력발전의 차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올림포스의 주신은 몇 명일까? 예수의 제자는 몇 명이고, 일 년은 몇 개월인가? 이들의 공통적인 답은 12이다. 이 성스러운 12는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는 해와 해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9개 행성 그리고 지구의 위성인 셀레네(Selene, 달)를 합하면 11개이다. 여기에 달의 탄생 비밀을 합하면 12가 된다. 즉 달의 탄생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충돌설인데 충돌을 일으킨 가상의 행성인 테이아(Theia)를 포함하면 태양계는 신비롭고 성스러운 12개의 구성원으로 거듭 태어난다.

모든 사물이 그렇듯이 달도 태어날 때에는 어머니(테이아)가 있었던 것이다. 달은 지구의 유일한 위성이면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기에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단지 항상 함께 해왔기에 그 영향력을 미쳐 느끼지 못할 따름이다. 마치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고 사는 것처럼.

달은 먼저 우리에게 달력을 주었다. 하루는 지구 스스로가 재는 시간이고 일 년은 해가 재준다. 달은 우리에게 한 달을 헤아리게 하면서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로 나타나는 조석현상도 준다.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이 조석현상을 이용하여 발전을 한다. 그것도 50만 명이 가정에서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을 생산한다.

그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시화조력에서는 밀물이 위가 되고 썰물이 아래가 된다. 썰물에 수문을 열어서 시화호를 비워 놓는다. 밀물 때 시화호 앞바다의 조위가 높아지면 수차발전기를 통해 바닷물로 시화호를 채우면 전기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조력발전이라 하는데, 밀물썰물을 이용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람의 세기로 전기를 얻으면 풍력발전, 물이 갖고 있는 낙차를 이용하면 수력발전이라 하는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풍력 및 수력발전에 비해 조력발전은 낯설다. 시화호조력발전소가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이고 세계에서는 최대 규모이지만, 조력발전을 하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 프랑스, 중국, 캐나다, 러시아 등 소수의 나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제 조력발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수력발전의 특성과 비교해 보자.

수력발전은 해가 지배하는 반면에 조력은 달이 지배한다. 즉 수력은 일 년을 주기로 발전을 한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여름 한 철에 내리는 비를 가두어 두었다가 생활용수 등으로 이용하고자 강 하류로 방류하게 되는데, 이때 발전도 함께 한다. 조력발전은 비와 무관하다.

조석현상에 의한 밀물썰물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아이작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은 물체 상호간의 인력은 각 질량 크기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고 설명한다. 이로 인해 달의 인력이 해보다는 두 배 더 크다.

둘째 수력발전은 저수지에 담겨 있는 물의 양으로 총 발전량이 결정되고 필요한 시간에 선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물은 제한적이지만 오늘 발전하지 못하면 내일 할 수 있는 에너지보존성은 양호하다.

반면에 조력발전은 발전할 시간을 달이 결정한다. 즉 밀물과 썰물은 지구의 자전에 의해 하루에 두 번 일어나고 달의 공전으로 매일 50분씩 늦추어지도록 정해져 있는 것이다. 또한 달이 존재하는 한 조력발전은 무한한 에너지이다.

셋 째 수력발전은 주기가 일 년으로 길다 보니 계절별 또는 월간 발전량의 변화가 매우 크다. 그 뿐 아니라 가뭄과 홍수가 각각 나타나는 해에는 연도별 발전량의 변화도 클 수밖에 없다. 수력발전이 예측 가능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정량적이지 못한 이유이다.

조력은 그렇지 않다. 앞서 만유인력법칙을 인용함에 있어서 인력의 크기는 물체간의 질량과 거리의 함수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달과 지구의 질량은 상수이고 달은 일정한 공전궤도를 돌고 있다. 따라서 월별뿐만 아니라 연간발전량의 변화도 미미하다.

그러나 연중 일일 최대·최소 발전량의 차이는 매우 크다. 소위 사리와 조금이라는 물때에 따라서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작기 때문이다.

 

김한일 K-water 시화조력관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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