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라스베이거스 부푼 꿈… 아시아 ‘관광잭팟’ 터트린다
미단시티에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개발하기로 한 ‘리포&시저스’가 지난 3월18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허가 사전심사 승인을 얻은 뒤 지난달 8일 첫 번째 절차로 총 토지비의 10%인 이행 보증금 1천만 달러(한화 약 100억 원)를 납부하면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인천 영종에 국내 최초로 외국계 자본 카지노가 입성해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큰 관문을 뚫은 리포&시저스는 늦어도 내년 초까지 중앙정부로부터 미단시티 개발계획 변경승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세부 실시계획 승인 등을 얻어 내년 6월 건축허가를 받아 착공할 계획이다.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 오는 2018년까지 1단계 사업으로 8천억 원을 투입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비롯해 호텔, 복합쇼핑몰, 컨벤션센터 등을 짓고 2022년까지 2조 3천억원을 들여 복합리조트를 완성할 예정이다. 2018년 1단계 사업이 완공되면 정식으로 카지노업 영업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인천은 카지노 허가를 받은 뒤 그야말로 ‘잭팟’을 터트린 듯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여러 차례 영종도에 카지노 2~3개를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중국 내 최대 금융그룹인 태덕그룹(泰德集團) 등 대규모 투자단이 영종도 미단시티 현장을 방문해 유 시장과 미단시티 투자를 협의하기도 했다.
투자단에는 태덕그룹 외에도 한덕그룹, 조통부동산그룹, 이화그룹, 탁능그룹, 아멕스그룹(홍콩), 루즈벨트 인베스트먼트 펀드회사(홍콩), 항주 호스부동산분양유한공사, 우후시 국도부동산유한공사, 철강 국도부동산그룹, 철강 대초투자관리유한공사, 중박컨벤션주식유한공사, 항주 미양투자관리자문유한회사 등 총 13개 그룹 27명의 관계자가 참여했다.
인천에서 소규모 카지노 사업을 하는 파라다이스그룹도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와 합작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설립하고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단지(IBC-1)에 9천857억 원을 투자해 특급호텔, 전시관, 다목적 공연장, 쇼핑몰, 레스토랑, 외국인전용 카지노 등을 개발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 인천의 미래 먹을거리, 한국형 복합리조트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는 미단시티를 토대로 영종경제자유구역이 활성화되고 송도, 청라 등으로 여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시공사는 카지노를 기반으로 숙박, 레저, 상업시설 등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서는 한편 사업자와 함께 총괄 태스크포스팀(TF)을 꾸려 행정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부동산 투자이민제 적용, 영종 무비자 확대 등 투자 유치 여건을 개선키로 했다.
미단시티에 한국형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들어서면 인천국제공항을 활용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싱가포르나 마카오에 집중된 중화권 관광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지노 사업은 아직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아시아 지역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이 영종복합리조트 사업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결과 미단시티 카지노 사업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15년 동안 최소 10조 2천여억 원에서 최대 18조 4천여억 원에 달한다.
카지노 사업이 성공적일 경우 카지노 사업 생산유발 효과 7조 9천억 원, 소매부문 생산유발 효과 5조 1천여억 원, 시설 건설 파급 효과 3조 2천억 원 상당이다.
일자리는 카지노, 숙박, 컨벤션 등 관련 시설에 직접 고용되는 연평균 고용자 규모는 5천여 명으로 추정된다. 15년 동안 총 고용규모는 2만 8천여 명이다.
인천시는 미단시티 카지노 1단계에서 600억 원, 전체 4천540억 원가량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카지노 운영 3년차부터 신규 관광객 110만 명, 관광 수입 연 1조 5천억 원 이상 경제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카지노 시장은 포화 직전이다.
국내 카지노업체 현황(2013년 5월 기준)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서울 3곳, 부산 2곳, 인천 1곳, 강원 1곳, 대구 1곳, 제주 8곳 등 모두 16곳이나 된다. 내국인도 허용되는 강원랜드를 포함하면 총 17곳이다.
입장객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의 세븐럭카지노 힐튼호텔점이다. 2012년 연간 입장객이 91만 2천288명이고 매출액은 2천128억 원이 넘는다. 매출액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의 파라다이스워커힐 카지노다. 입장객은 43만 275명, 매출액은 3천727억 원가량 된다.
인천과 경쟁 관계라 할 수 있는 부산은 입장객이 10만~20만 명가량 되고 매출액은 800억 원을 조금 웃돈다. 제주는 카지노가 많은 만큼 입장객이 1만 7천 명부터 5만 명가량으로 분산돼 있다. 매출액은 최소 76억 원에서 최대 370억 원으로 비교적 적다.
인천에는 파라다이스 인천 카지노가 유일하게 영업 중이다. 같은 기간 입장객은 4만 4천566명, 매출액은 774억 5천만 원이다.
주목할 점은 국내 관광외화수입에서 차지하는 카지노 매출액의 비중이 신장하고 있는 점이다. 1992년 관광외화수입에서 카지노 외화수입 점유율은 4.2%였으나 20년 후인 2012년에는 8.0%로 2배가량 늘었다.
카지노 외화수입 연평균 성장률을 보더라도 2010년 9.4%, 2011년 16.7%, 2012년 16.2%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권 국가는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해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마카오는 카지노, 경마 등 갬블산업이 GDP의 36%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카지노 수입이 47조 원에 이른다.
싱가포르는 마리나베이샌즈, 센토사 카지노, 의료관광 등 휴양복합 관광거점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반면 인천은 국내에서조차 카지노 관광사업의 후발주자다. 선발주자와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카지노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역할을 하려면 마이스(MICE)와 관광 등 관련 산업과의 융·복합이 절실하다.
이와 관련, 도시공사 관계자는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느는 중국을 대상으로 카지노 연관산업인 숙박, 레저, 상업 부문 투자유치에 집중하고 있다”며 “카지노 복합리조트 주변을 위락·상업용지 등으로 변경해 연계성을 높이는 등 투자유치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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