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지방자치] 세계 카지노 시장 틈새 공략 무엇이 필요한가

에이스 꿈꾼다면 ‘선택과 집중’ 카드 꺼내라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영종경제자유구역에 한국형 복합리조트를 유치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급증하는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싱가포르나 마카오 등에 집중된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오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세계 카지노 시장은 동북아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마카오를 중심으로 코타이 스트립 및 마카오 항만 등에 복합 리조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일본은 마카오를 본떠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능의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해 도쿄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일본 3개 지역에 싱가포르식 카지노를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최대 카지노 업체인 MGM리조트인터내셔널의 제임스 머런 CEO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에 카지노가 허용된다면 최소 50억 달러(한화 5조 1천630억 원 상당)를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만은 2019년 개장을 목표로 중국 푸젠성 인근 마조지역에 20억 달러 규모의 복합리조트 카지노를 추진하고 있다.

■ 선발주자, 그들만의 경쟁력을 배워라.

세계 카지노 시장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세계 카지노 수는 2004년 2천485개에서 2010년 4천957개로 99.5% 증가했다.

국제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세계 카지노 시장 매출 총액을 1천176억 달러(2012년 기준)로 집계, 2015년에는 1천82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태 지역 국가별로는 2010년 기준으로 마카오가 시장의 68.4%를 점유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호주, 싱가포르, 한국 순이다. 그러나 마카오와 싱가포르의 경우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한국의 점유율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서면 당연히 마카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과 경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생 영종 카지노가 이미 수년, 수십 년 동안 검증받은 카지노 복합리조트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다.

◇마카오

라스베이거스가 세계 카지노 사업의 역사적 상징을 지닌 선두주자라면 마카오는 현재 세계 카지노 사업의 대표주자격이다. 2008년 이후 세계 카지노의 무게 중심이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카오로 넘어왔고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카오 카지노 매출액은 2009년 151억 달러, 2010년 238억 달러, 2011년 235억 달러로 성장세를 지속, 라스베이거스의 3배에 달한다.

마카오에는 모두 28개의 카지노가 있고 정부가 직접 관리한다. 마카오 카지노의 특징은 카지노 외의 볼거리가 풍부하다. 그랜드 하얏트와 크라운, 하드락 등 3곳 호텔이 연합해 만든 카지노 복합리조트호텔인 시티오브드림(City of Dream)은 마카오에서도 손꼽히는 최대 규모다. 카지노와 호텔, 공연장을 비롯해 수십 개의 명품 매장이 입점해 있다.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리조트는 중국인을 위한 맞춤식 인테리어가 최고의 경쟁력이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황금으로 내부를 장식했으며 호텔 1층에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218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전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비싸다는 다이아몬드를 눈에 담고 카메라에 담으려는 관광객들로 연일 북적인다. 베네치안은 이탈리아 베니스의 궁전을 옮겨온 듯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최근 마카오는 카지노에서 비롯되는 도박, 범죄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으려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카지노를 관광, 마이스(MICE)와 연계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현재 마카오 정부와 관광청 등은 외국 유명 카지노 기업의 복합리조트형 개발을 장려하고 대규모 컨벤션과 모터쇼 유치, 다양한 스포츠와 레크리에이션 시설 건립을 지원하고 있다.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카지노 복합리조트로 경제활성화를 이뤄낸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는 전 세계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있는 호텔로 꼽힌다. 한국이 롤모델로 삼고 있을 정도로 아시아지역 카지노 리조트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마리나베이 샌즈에서 카지노는 부대시설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호텔, 회의시설, 쇼핑시설, 공연장 등 다양한 시설이 하나로 어우러져 있는 명실상부 복합리조트다.

호텔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수영장’인 57층 ‘인피니티풀(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야외 수영장)’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명소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마리나베이 샌즈는 57층짜리 팔(八)자형 건물 3개가 배 모양의 ‘스카이파크’를 떠받치고 있는 건물형태로 완공되자마자 싱가포르의 상징이 됐다.

호텔은 싱가포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이 매력적이고. 호텔 지하로 연결돼 있는 쇼핑몰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가 해외수입 브랜드가 즐비하다. 이 때문에 마리나베이 샌즈 측은 굳이 카지노가 아니더라도 호텔(복합리조트) 자체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관광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마리나베이 샌즈에서 일하는 직원만 6천 명이 넘는다. 가히 싱가포르의 경제를 살리는 대들보라고 할 수 있다.

■ 인천, 선발주자를 뛰어넘어야 아시아의 중심이 된다.

최근 아시아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카지노 산업은 복합리조트로 돌아섰다. 기존의 단독형 카지노에 테마파크, 문화시설, 숙박 및 쇼핑시설 등을 동시에 만들어 관광상품으로 기능을 확대하고 경제성장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인천이 카지노 유치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것은 대규모 관광산업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가장 손쉽고 기본이 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천에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생긴다고 관광객이 알아서 오지는 않는다. 마이스 및 관광산업과 연계하려 해도 현재 인천의 기반시설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인천국제공항, 인천 신항과 송도지역 등을 제외하면 기본 인프라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인천에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설립하려면 마카오의 그랜드 리스보아나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처럼 자체적으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대규모 국제회의시설과 쇼핑시설, 전시공간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컨벤션이나 호텔이 치중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더 크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GM Resorts International은 주력사업을 고수익 카지노에서 컨벤션으로 전환 후 적자경영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이 이미 경쟁이 치열한 카지노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이용객 유형별 시장을 상세분석해 선발주자와 차별화할 수 있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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