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위대한 인천시민의 힘 보여줄 때

손일광 인천본사 본부장 iks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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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기대회는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개최하는 대회로서 성공과 실패의 모든 책임은 개최도시와 시민들에 귀속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합니다.”

지난 94년 사상 첫 지방AG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히로시마의 이토 도시히코 부시장(당시 AG조직위 사무차장)이 대회가 끝난뒤 한국의 한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 중 일부다.

인천아시안게임(인천AG) 개막식을 눈앞에둔 인천시민들이 곱씹어볼만한 말로 중앙정부는 물론 다른 어느 누구에게도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의존해서는 안되며 ‘인천시민들의 대회’로 생각해야 성공개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인천AG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장에서 시민들을 향해 시선을 돌려보면 가히 냉랭하다고 표현해도 무리가 아닐듯싶다. 연륜을 갖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일부 계층에서는 그나마 아시아의 축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지만 개회식 날짜조차 모르고 있는 젊은이들이 수두룩하다.

개회식 날짜 기억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볼때 분명 침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최도시 시민들의 관심과 열정이 절대적으로 부족해보여 걱정이 앞선다. 성공적으로 치러진 대규모 국제스포츠 행사는 개최 국가나 도시의 신인도 증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시민들에게 자신감 회복과 단결력 고취란 돈으로 환산할수없는 큰 선물을 가져다준다.

우리는 올림픽과 월드컵, 역대 성공한 AG대회와 그동안 여러차례나온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인천AG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경우 인천이란 도시의 국제적 지명도가 높아지고 인천시민들의 자긍심과 정체성도 한층 고양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다 인천시민들은 자신이 사는 곳을 소개할 때 ‘아시아경기대회 개최 도시’라는 자랑스런 수식어도 붙일수 있는 행운도 받았다.

이제 우리는 인천AG 을 통해 2002년 월드컵때의 감동과 성과를 다시한번 이뤄낼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맞았다. 인천AG이 지난 월드컵대회의 연장이라 생각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하나로 뜨거웠던 그때로 돌아가 다시 한번 위대한 인천시민의 힘을 보여줄 때이다.

2002년 월드컵 때 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들이 신나게 울렸던 그 경적을 오는 19일 개회선언 후 일제히 울려보자.

지금은 지방이 국제화를 직접 수행하고 선도하는 시대이다.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단체장들과 직원들이 직접 해외로 다니며 ‘도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발로 뛰어 자기 도시를 홍보하는 것 즉, ‘도시마케팅’이 도시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요건 가운데 가장 앞줄에 놓인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 만큼 대회 사상 최대 규모인 임원 및 선수들과 수만명의 각국 언론인,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인천AG은 인천을 홍보하고 인천의 이미지를 한 차원 고양시키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은 두말할나위없다.

사회학자들은 대회 준비과정에 도시기반 시설이 정비, 확충되는 가운데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의식이 높아지면 자연발생적으로 지역사회 조직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발전의 단초가 마련될 것이란 의견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인천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아시아 전체의 축제 한 마당을 치러낸다는 자기 다짐 뿐이다.

너나할것 없이 인천AG을 ‘우리의 대회’로 성공적으로 치러내 세계속의 인천으로 우뚝설수 있도록 소리없는 ‘시민 혁명’을 기다려본다.

손일광 인천본사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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