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가을 꽃

꽃보다 단풍이 더 아름다운 걸

이제야 알았구나

일흔을 훌쩍 넘긴

엄마의 짧은 탄식에

앞 산 산등성이가 붉게 타 오른다

마을 앞 지키며 서 있는

주름 깊게 패인 은행나무 가지마다

수 천의 노오란 나비떼가

날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는데

이 가을날

눈 감고 바라보면

엄마의 머리에도 새하얀 꽃이 피었다

눈이 부시다

엄마의 머리위에 내려 낮은

흰 뼈 같은 세월의 무게,

얼굴위에 살짝 핀 검버섯이여

꽃보다도

단풍보다도

더 아름답구나

오현숙

<문학바탕> 으로 등단

행정학박사

현재 경기도 여성복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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