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꽃보다 강소기업

최근 케이블 TV의 인기 프로그램 ‘꽃보다 OO’ 시리즈의 제목을 차용한 ‘꽃보다 OO’ 식의 홍보문구를 곳곳에 나붙은 전단지에서 많이 보게 된다. 연예인들의 배낭여행기인 해당 TV프로그램은 친숙한 연예인들이 각국을 여행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해당 방송사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처음엔 60대 이상 중견연예인들의 좌충우돌 배낭여행을 주제로 했다가, 다음엔 40~50대 여자연예인들의 아름다운 힐링여행, 그리고 뮤지션들의 잠든 열정을 깨우는 남미 여행에 이어 최근엔 아이돌급 신인연기자 그룹의 젊음 가득한 배낭여행까지 시리즈별로 ‘꽃보다 OO’이라 이름붙여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으며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수많은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도 이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것을 보며 프로그램이 히트할 수 있던 요인들을 몇 가지 생각해 보았다.

첫째,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낸 것이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된 건 오래고, 이젠 모험을 향해 새롭게 도전하는 배낭여행이 트렌드이다. 친숙한 연예인이 전문 가이드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통해, 어렵게만 생각하던 배낭여행도 도전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을 부여한 것이다.

둘째, 세대별 그룹화이다. 시리즈마다 구성원을 세대별, 성별, 직능별로 그룹화해서 여행자 간 일체감을 주고 통일감 있는 진행을 이어간 게 주효했다.

셋째, 그룹별 특성에 맞춘 여행컨셉 구성이다. 중견 연기자에겐 좌충우돌 배낭여행, 여성연기자에겐 꿈같이 아름다운 유럽여행, 뮤지션들에겐 잠든 열정을 깨우는 감성여행 등 그룹별 특성에 맞춘 주제로 컨셉을 설정한 것이 성공 요인일 것이다.

수많은 프로그램의 홍수처럼, 기업 간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져 가고 생존환경도 척박해져 가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육성방안도 기존의 획일적인 방식이 아니라, 시대의 요구와 개별기업의 특성에 맞는 맞춤방식으로 전환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에 살펴본 프로그램의 성공 요인과 결부해서 기업 육성 방안을 생각해 봤다.

첫째, 시대의 요구와 트렌드인 창업과 강소기업의 육성이다. 몇 년째 이어지는 높은 청년 실업률, 고용 없는 성장 그리고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창업은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창업에는 성공의 기회와 더불어 여러 위험도 따른다.

혹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경제적 재기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과 제도가 마련돼 있고, 다시 일어설 용기만 있다면 얼마간의 위험은 감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무리 중에서 처음 바다에 뛰어든 펭귄처럼,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퍼스트펭귄형 기업의 등장과 강소기업으로의 성장이 절실히 필요하다.

둘째, 세대별 그룹화 즉, 창업성장단계별 재분류이다. 중소기업의 범주에는 넓게 보자면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기업과 갓 창업한 창업 초기 기업부터, 안착기에 접어든 중견기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기업군이 존재한다. 이를 창업성장단계별로 분류해 차별화된 정책으로 관리하는 것이 한데 묶어두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셋째, 그룹별 특성에 맞춘 지원컨셉, 창업성장단계별 지원정책의 마련이다. 창업준비기, 신생기업, 창업 초기, 창업성장의 단계별 특성에 맞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신용보증기금은 기존의 창업기업 육성프로그램을 성장단계별로 확대개편해 성장단계별 맞춤형 창업지원프로그램과 핵심 강소기업에 대한 관계형 금융을 시행한다. 창업준비에서 창업성공 및 안착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가 정신이 투철하고 미래성장가능성이 큰 유망중소기업을 집중지원해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고 창조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한다면 많은 기업과 국민이 공감하며 성원을 보내줄 것이다. 꽃보다 강소기업이 아름다울 수 있다.

김진 신용보증기금 경기영업본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