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회 향한 응어리… 詩 쓰며 마음 치유

서울소년원 ‘시 낭송회’ 눈길

‘내 나이 열일곱 그 중 7년을 부모님 가슴에 못을 박은 나/집에 안 들어가고 방황을 하던 나/훔치고 때리고 빼앗을 때마다 부모님 가슴에 하나하나 박히던 못/이제 나의 꿈은 그 못을 하나하나 빼는 것이다’

의왕시 고천동 서울소년원 강당에서는 특별한 수업발표회가 열렸다. ‘꿈을 향하여 날아 오르다’라는 주제로 최근 서울소년원 교직원, 삼성 꿈 장학재단 사무총장, 학생 등이 참가한 시(詩) 낭송회가 그 것.

행사는 서울소년원측이 삼성 꿈 장학재단(이사장 송석구) 교육복지사업에 응모, 1천500만 원의 교부금을 지원받아 평택대 서경숙 교수 등 6명의 전문 강사진과 직원으로 구성된 강사풀을 꾸려 40명의 보호소년을 대상으로 1회 2시간씩 24회기 동안 교육한 결과물을 선뵈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가족관계 회복’을 테마로 학생들의 절절한 심경을 옮긴 시와 그림을 모아 발표한 자리에 가족이 참여, 정서회복과 삶의 의욕 증진, 자신감 회복 등 정서적인 치유와 가족 간 교류가 이뤄지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돼 눈길을 끌었다. 서울소년원 마술반과 합창단의 특별공연, 시 공모작 수상자 시상 등 부대행사도 열려 즐거움을 더했다.

시 치료 수업을 맡은 서경숙 교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이 시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고 가족을 향한 마음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시화전에서 대상을 받은 A 학생은 “시를 쓴다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수업이 진행되면서 마음을 시 속에 담아내는 법을 배우게 됐고 마음속에 쌓여 있던 가족과 사회를 향한 응어리를 해소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영선 서울소년원장은 “올해 내년도 지원사업에도 응모할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거듭 활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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