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피해자·유가족 ‘상처 치유’ 공염불?

트라우마 치료하려다 ‘센터중단’ 트라우마
정부 ‘안산온마음센터’ 내년 예산 절반 삭감… 경기도·안산시 ‘운영중단’ 맞불

현재 총 1천358명 치료 받아

정부가 세월호 피해자 및 유가족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을 예방하기 위해 ‘안산온마음센터’를 운영하면서 운영비 절반을 삭감할 방침(본보 14일자 1면)인 가운데 경기도와 안산시가 예산을 삭감하면 센터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피해자 치료에 난항이 예상된다.

16일 시와 국회 보건복지위 등에 따르면 이달 7일 현재 온마음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안산지역 피해자 및 일반인은 병원치료가 965명으로 가장 많고 한의원 330명, 의원 54명 등 총 1천358명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세월호 피해가족 일반진료환자가 126명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센터 운영비 가운데 50%를 삭감한 20억원을 상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안산온마음센터의 운영비 40억원을 올해까지만 전액 국비로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지방비 매칭 사업으로 전환해 사업비를 지원할 방침”이라며 “현재 세월호 특별법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경기도와 안산시는 “복지비 부담 등으로 재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앞으로 3년동안 60억에 달하는 예산을 온마음센터 운영비로 조달하기가 어려운 상태”라며 “정부에서 예산을 삭감할 경우 온마음센터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며 만일 예산을 삭감할 계획이라면 정부에서 직접 온마음센터를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김명연 국회의원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사고와의 연관성이라는 형식에 갇히지 말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만큼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각오로 지역의 거점병원 등과 연계하는 등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일반질병 지원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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