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광교 호반의 하루

등 굽은 해오라기

간 밤 짝을 찾아 헤매다가

둘레길 채운 부들 숲에서 선잠 들고

눈 뜬 오로라 낮 씻은 자리

성급한 태양이 들어와 물안개 걷어낸다

짝을 지은 연인들, 유영하는 잉어 불러

먹이를 던져주고

짓궂은 젊음이 물수제비를 날려

어릴 적 추억을 더듬는데

너는 멈춘 곳에서 먼데 보며 한가롭고

나는 벤치에서 반안半眼으로 사색한다

네가 보낸 시간은 짝을 찾는 일이고

내가 넘긴 시절은 짝을 보낸 일이니

우린 짐짓 닮은 듯 다르구나

할 일 끝낸 태양을 보내야 하는 시간도.

김문선

경남 거창 출생

<서울문학> 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문학사료발굴위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회원

한국 경기시인협회회원

시집 <그곳에 있는 너>

수필집 <잠들지 않는 바람의 신<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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