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책읽는 군포, 양보다 질이다

군포시가 ‘책읽는 도시 군포’를 슬로건으로 내건 지 4년 만에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유치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초등학교 출신으로 노동자의 길을 걸어온 김윤주 시장은 어릴 적 못 배웠던 서러움에 대해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취지에서 ‘작은 도시 큰 시민’에게 지식의 근본인 책을 선물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 후, 공직사회 일원과 시민들은 국가행사를 멋있게 치렀다는 판단을 내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책의 도시 군포’를 너무 양적으로만 홍보하고 있어 질적평가가 외면당하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주관한 군포시 담당부서에서 발표한 방문객수가 107만명에 이르렀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타 지자체의 행사와 비교했을 때 이번 축제에 100만명 이상이 참여했단 것이 믿을 수 있는 조사결과인가에 대해 의문점을 던지고 있다.

최근 100만명이 찾았다는 ‘서울 불꽃축제’의 경우 시민들을 대중교통으로 유도하고 행사장 주변의 교통을 통제했을 뿐만 아니라 행사 여파로 인해 고속도로가 정체됐다.

또한 독서대전과 똑같이 시작한 ‘오송 국제바이오산업대전’에서는 17일동안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90여만명이 다녀갔다.

군포시가 산정한 107만명의 관람객수 산정방식을 보면 경찰에서 사용하는 시위ㆍ집회에 사용하는 ㎡의 인원산정방식을 대입해 계산했으며 실질적인 전수방식을 도입하지는 않았다.

더욱이 이번 행사를 주관한 담당부서에서도 ‘행사유치를 위해서 예상방문자수를 조금 부풀린 것은 사실’이라며 ‘군포시를 위해 언론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대다수의 공무원들은 이번 독서대전 관람객수의 증가보다는 내년에 있을 군포 최대축제인 ‘철쭉축제’와 ‘책축제’의 방문자수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

2014년 대한민국 독서대전에 1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으니 다음번 행사에는 얼마나 많은 인원이 참여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다.

780여명의 군포시 공무원들과 28만명의 시민들은 진정한 행사결과를 바라고 있다.

김윤주 시장은 ‘책읽는 군포’를 만들기 위해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키워왔고 지금은 소프트웨어를 키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숫자만으로 결과를 홍보하는 일부 공직자들은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고 진정성으로 승부해야 할 것이다.

군포=김성훈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