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 명품양복 제작 매진… 이젠 후진양성 올인

문병지 복장 명장·국제대 평생교육원 책임교수

56년을 한결같이 명품 양복 만들기에 고스란히 쏟아 온 명장(名匠)이 후진양성에 정열을 쏟아 귀감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문병지 대한민국 복장 명장(국제대학교 평생교육원 명품양복제작반 책임교수·70).

전북 고창 출신인 문 명장은 칠순을 넘긴 고령의 나이도 잊은 채 국내 테일러(tailor) 기술 발전과 세계시장에 내놓아 손색이 없는 테일러 기술을 선보이는 데 평생을 바쳤다.

치수 재기부터 보정까지 테일러 기술의 실제를 활자로 담은 ‘맨스 모드의 길잡이- 테일러 기술의 실제’(이지 刊)를 발간하는 등 강연, 출판, 연수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다.

어린 시절 편모슬하에서 어머니가 겪은 삶의 고단함을 지켜본 문 명장은 1958년 이른 나리에 돈을 벌어야겠다는 각오 하나로 대한복장학원에 입학 후 수석 졸업생으로 서울 남대문로에 소재한 대형 양복점에 스카우트되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이후 명동에서 독자적으로 개업한 문 명장은 세계적인 테일러 기술자가 되고자 복장업계뿐 아니라 타 분야도 연구할 필요성을 깨닫고, 경영학과 행정학을 공부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경주, 복장업계 협회가 실시하는 전국 순회 연수강사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문 명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 같은 경륜을 바탕으로 글로벌 테일러 양상을 위해 미국 진출의 관문을 뚫고자 선진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했다.

이런 노력으로 복장업계 협회 회장직을 2차례에 걸쳐 역임한 문 명장은 회장 재직 시 이병철 제일모직 회장으로부터 10억 원의 지원금을 후원받아 약수동에 5층 규모의 복장문화회관을 건립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또 1987년 88올림픽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88올림픽 옷 잔치’ 패션쇼에서 3만 5천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하는 성과와 함께 섬유가 최고의 수출품으로 인기를 구가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그 결과 1992년 대한민국 명장의 타이틀을 거머쥔 문 명장은 정부 지원으로 명장 작품 상설 전시 판매관을 개관, 후학들이 작품을 스케치하며 배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뿐 아니다. 많은 패션쇼를 주관하는가 하면 청자선 발표회, 옷 바르게 입기 캠페인, 한국의 베스트 드레서 선정 등 다양한 캠페인 및 홍보활동으로 세계인의 마음에 메이드인코리아의 수준 높은 테일러 기술을 심어주고자 노력 중이다. 그의 작품은 현재 경복궁 민속박물관 ‘웨딩 100년사’ 전시관에 모닝 코트와 턱시도가 소장돼 있을 정도.

문 명장은 “옷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옷 만들기를 직업으로 삼을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해주고 싶어 실전 복장기술을 담은 책 발간 등 다양한 후학양성을 위한 통로를 열고 있다”며 “후학들이 이러한 노하우를 잘 익혀 자신과 사회를 돕는 일꾼이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평택=최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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