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안양 등 도내 곳곳 녹슬고 파손된 채 방치 보행 취약계층 안전 위협
보행자 안전을 위해 설치한 도내 육교와 엘리베이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시설물이 파손된채 방치되는 등 오히려 노약자와 장애인 등 보행 취약 계층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
23일 오전 11시 오산시 수청동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
오산대역 앞 왕복 6차선 경기대로에 설치된 한 육교에는 ‘무단횡단 사고가 많은 지역입니다. 육교를 이용하십시오’라고 적힌 현수막이 나붙어 있었다.
그러나 정작 노약자와 장애인들의 보행 편의를 위해 마련된 엘리베이터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육교 양쪽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중 하나만 정상적으로 작동됐고, 나머지 하나는 ‘점검 중’이라는 빨간 불만 켜져 있을 뿐 안내문조차 붙어 있지 않았다.
이곳에서 500여m 떨어진 또 다른 육교도 엘리베이터가 작동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로 운행정지를 알리는 A4용지 크기의 안내문만 붙어 있을 뿐이었다.
특히 이 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1월 운행을 멈췄지만, 1년이 지나도록 정상 가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같은 날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위치한 육교들은 시설물 파손이 심각해 사고 우려까지 낳았다. 한 육교는 계단 손잡이 용접이 떨어져 나갔고, 다른 육교는 시각장애인용 노란색 발판 한 귀퉁이가 위로 10㎝ 정도 들려 있는 등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던 것.
주민 K씨(58)는 “얼마 전 육교 계단을 내려오다 손잡이가 끊어져 있는 것을 보지 못해 손에 상처를 입었다”며 “성인들도 이런데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은 더욱 심각한 부상을 당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수원시 권선구 구운사거리 인근 왕복 8차선 수인로에 설치된 한 육교 또한 잡고 올라갈 손잡이를 전혀 찾을 수 없었고, 계단 곳곳이 깨지고 녹슨 상태로 방치돼 있어 노약자들이 이용하기에 어려워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9월20일 한 할머니가 이곳에서 육교를 두고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도내 곳곳 육교가 불량한 상태로 방치, 이용에 불편을 끼치면서 안전을 위해 설치한 육교가 오히려 사고를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할 지자체 관계자는 “육교 청소와 보수 등을 매년 주기적으로 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당장 보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안에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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