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나비의 춤

너울대며 춤을 추듯 떨어지는 낙엽들

나비가 되고 싶었던 거야

무심한 사람들 발에 밟히는 일이 두려웠던 거야

어느덧 깊어진 무리 속에 있다는 것이

맥없이 홀로서기를 하는 것보다 위안이 될 만큼

함께하는 일들에 대해 길들여져 있던 거야

혼자서는, 혼자서는 나비의 군무를

그릴수가 없었던 거야

화려한 비상을 꿈꾸었던 것은 아니야

다만, 한 떨기 꽃잎이 스러지듯 허무하게 떨어져

낭만이 죽은 어느 거리 엔가로 이탈해 버린다면

아, 그것은 그의 생애 어느 한 순간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일거야

때 맞춰 사연 많은 바람마저 불어준다면

낙하하는 모든 것들과 함께 춤을 추는 거야

나비의 춤을

양채은

한국어린이육영회 동화 공모 입상, 문학시대 신인상수상 등단, 창시문학회 부회장 엮임, 문파문학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별이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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